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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작가의 마음가짐을 생각할 때 읽을 책 '스트라진스키의 장르 문학 작가로 살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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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작가의 마음가짐을 생각할 때 읽을 책 '스트라진스키의 장르 문학 작가로 살기'

_포코 2024. 7. 23. 17:13

34

이날 이후로 나는 큰 효과를 바란다면 작은 것에 집중하라는 말을 가슴에 새긴 채 살아간다. 

 

60

군더더기 하나 없이 핵심만 남도록 글을 다듬고 또 다듬어야 한다. 시간을 많이 들일수록 좋다. 빨리 끝내기보다 제대로 끝내는 것이 중요하다. 

 

62

자기가 쓴 글을 다듬을 때는 최대한 객관성을 지켜야 한다. 남의 글을 고친다고 생각하거나, 지면이 제한된 잡지에 글을 싣기 위해 분량을 20퍼센트 덜어내야 한다고 가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덜어내고 또 덜어내라. 이만하면 된 것 같은 때는 페이지마다 열 단어씩 삭제할 단어를 골라보자. 틀림없이 군더더기가 있을 것이다. 그다음애는 페이지 마다 다섯 단어씩 삭제할 단어를 또 골라보자. 

 

67

"SF작품이라고 하면 낯선 환경에서 익숙한 인물상을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2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낯선 환경에서 익숙한 관계를 보여줘야 해요." 캐릭터들 간의 뚜렷한 관계성은 독자나 관객을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디딤돌과 같다. 

 

69

내면에서 외면을 상상하는 방식으로 인물을 구축하려면, 이야기에 추진력을 더할 지극히 논리적이면서 핵심적인 질문을 연달아 던질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이런 질문들. 내가 만든 인물은 대체 어떤 사람이지? 무엇을 위해 움직이며 그걸 위해 무엇까지 감수할까? 다른 인물은 그를 막으려고 무엇까지 감행할까? 그 이유는? 

가장 먼저 찾아야 할 답은 당신이 만든 인물이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이다. 

 

73

당신의 테일러는 어떤 사람이지?

약간의 도움을 주자면, 지금 우리는 캐릭터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테일러가 이타적인 삶을 결심한 계기가 된 주변 인물이나 사건이 있지 않을까? 아니면, 지금 테일러가 있기까지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 있다거나?

그 사건이 테일러에게 어떤 영향을 미첬을까?

 

84

진짜 관건은 비장하기보다 여유롭고 차분하게 쓰는 법을 스스로 찾아내는 것이다. 이 교훈은 삶을 살아가는 데에도 유효하다. 

 

89

막 잠들려고 하는 몽롱한 순간에 글을 쓰다 막힌 부분을 떠올린다. 전부 다 꺼낼 필요 없이 가장 풀리지 않는 문제 하나만 떠올려야 한다. 당장 해답을 찾으려 고민해봤자 잠만 설칠 뿐이다. 머리속에 문젯거리를 떠올린 뒤, 당신의 의식이 그걸 요란하게 물고 늘어지기 전에 얼른 잠들기만 하면 된다. 

 

138

장면을 쓸 때 작가는 인물 A가 무엇을 발견하거나 이루고 싶은지 고민해야 한다. 장면이 시작될 때 A가 그걸 모르더라도 상관없다. 확실한 동기가 있어서 바로 행동에 나서도 좋고, 장면이 진행되는 도중에 동기가 생겨서 그 발견의 순간을 독자와 공유해도 좋다. 중요한 건 그렇게 설정하는 의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인물 A가 대화에서 밝히고 싶지 않은 게 무엇인지도 미리 정해야 한다. A가 B에게 끌리는 마음을 감추려는 걸까? 아니면 상대를 혐오하는 건가? 낭패를 당한 B를 보면서 내심 고소해하고 있나? B가 이야기의 열쇠를 쥔 인물로 밝혀져서  A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고 속내를 숨기고 있나?

지금 이 대화에서 그들이 얻고자 하는 건 무엇이며 원치 않는 건 무엇인가 세상을 뒤흔들 비밀까지는 아니더라도, 눈덩이를 키워줄 이면의 감정이랄지 숨겨진 의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장면이 정보 덩어리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된다. 

 

146

악당의 힘이 셀수록 그와 맞서는 영웅의 여정은 확실히 보상받는다. 모두가 외면하는 순간에도 무엇을 위해, 또 누구와 맞서려 하느냐가 영웅을 정의한다. 영웅은 도망치고 싶은 순간에도 끝까지 버티는 인물이며, 강력한 반동인물의 존재는 그런 영웅의 선택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150

즉,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진짜 원동력은 영웅이 아니라 악당이다. 악당의 동기를 분명히 설정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 

 

152

이제 준비를 마첬으면 원고를 뒤집어 검토하면 된다. 이야기 구조를 전부 뜯어고칠 필요는 없다. 그러려면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데번(악당)이 등장하는 장면마다 데번의 심리를 중점적으로 검토해보자. 데번의 관점의 서사에서는 그가 영웅이며 이야기의 원동력이다. 글이 망가질까봐, 혹은 너무 많이 바뀔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글의 전체 구조와 방향은 그대로 둔 채 장면을 하나하나씩 수정해보자. 

 

172

나는 새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무조건 노트를 새로 장만한다. 그리고 거기에다 등장인물들과 플롯 요소에 대한 메모를 쓴다. 구상중인 이야기와 어울릴 장면을 적기도 한다. 시간을 얼마나 할애하고 분량을 얼마나 채울지는 따로 정해놓지 않는다. 장면 순서에 대해서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초반부에 써먹으면 좋을 장면을 6쪽에 기록한 다음, 바로 뒷장에 결말 장면을 구상하기도 한다. 이렇게 나는 유연하고 가변적인 방식으로 지루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살을 붙여 나간다. 별 생각없이 뭐라도 끄적이다 보면 어느새 이야기가 모습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이 단계에서 충분히 이야기를 구성했으면, 3*5 사이즈 카드에 기록한 내용을 장면별로 옮겨 적고 등장인물과 설정에 관한 배경 정보도 따로 적는다. 모든 장면을 옮겨 적었으면 이제 그걸 시간 순서대로 배열한 다음 영화나 소설을 감상하듯이 차례대로 검토한다. 두 장면이 더무 비슷하다 싶으면 상대적으로 약한 장면을 삭제하고, 전환 장면이 필요하다 싶으면 추가한다. '15번 장면에서 시체가 발견되니 15-a번 장면을 추가해 검시관의 입을 통해 살인에 관한 필수 정보를 제공하거나, 그 정보는 나중에 알리더라도 일단 시체를 다른 곳으로 보내는 장면을 넣어야겠군' 하고 생각하며 말이다. 이 단계에서 나는 이야기의 구조와 인물의 동기를 손대는 데 거리낌이 없다. 지워도 되는 부분은 과감하게 지우고, 바꿔야 할 부분을 바꾸면서, 반드시 남겨야 할 부분만 남기는 것이 나의 원칙이다. 

 

199

비겁함은 축적되며, 용기 또한 마찬가지다. 자기 의견을 고수할 줄 아는 법을 터득해두면 괜히 고민하거나 불안해 할 필요가 없어진다. 소신을 지키는 것이 숨쉬기처럼 자동 반사적인 일이 되기 때문이다. 

 

237 성공적인 pr을 위한 구성

- 우선 짤막하게 이야기 줄거리를 말하고 왜 그걸 세상에 내보이고 싶은지 설명한다.

- 다음으로 등장인물을 소개하면서 그들이 누구이며 서로 어떤 관계인지 밝힌다.

- 그러고 난 뒤에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면 된다. 이야기 발단과 전개, 결말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핵심정보들을 차례대로 설명하자. 

 

249

난관을 헤처나가기 위해서는 인물을 더 파헤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인데, 이때 각본가들은 '무드 보드'를 이용한다. 사진과 신문기사, 통계 수치, 비속어 외에 인물의 배경과 관심사를 보여줄 모든 것을 보드에 붙여보는 것이다. 

 

258

글을 쓰다 막히거나 글이 너무 진부하게 느껴진다면, 혹은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훤히 보여 고민이라면, 거꾸로 뒤집어 보기를. 놀라운 일이 일어날 것이다. 

 

271

작가로서 살아남으려면 적어도 세 가지 수입원과 세 가지 창작 능력을 겸비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참신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경제적으로도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 일을 하다보면 언제라도 셋 중 하나가 삐걱거리는 순간이 오는데 그럴 때는 당신이 부러진 다리를  새로운 걸로 바꾸는 동안 나머지 두 다리가 든든히 버텨줄 것이다. 

초보 작가 시절 내 삼각의자 다리 구실을 한 것은 신문 기사, 소설, 그리고 라디오 대본 일이었다. 어느 정도 경력을 쌓은 후로는 라이브 액션 드라마, 만화책, 그리고 영화 일이 삼각 의자를 지탱해주었다. 

 

277

단서와 정보를 무미건조하게 축적해서는 안 돼. 단서 하나하나를 놓고 싸우는 장면을 통해 캐릭터를 보여주고 갈등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야. 그런데 지금 자네 글을 보면 그냥 이 사건이 벌어지고, 그다음 사건이 벌어지는 식이야. 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다른 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그걸 어찌저찌 수습하지마, 먼젓번에 터진 사건이 다시 끼어들어서 모든 게 엉망이 되는 그림으로 가야 해. 시종일관 사건이 병렬이어서는 안 된다는 거지.

 

281

플롯의 원동력은 감정이다. 감정이 곧 플롯이다. 감정은 나열되는 사건들에 인과관계를 부여해 그걸 이야기로 꿰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