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다이어트인류 관찰기 '불안을 먹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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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이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구성원이고,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손쉬운 해결책과 빠른 해법을 찾곤 한다. 유행 식이 요법이 무엇보다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식사 행동을 단순화하는 정신적 지름길이나 시스템이라고 작동한다는 점을 기억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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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은 대게 우리가 우리의 선택과 행동을 의식적으로 인식할수록 긍정적인 변화와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유행 식이요법의 작동 방식과 이들이 공통적으로 의지하는 유사과학의 원리를 많이 알수록 그들의 손아귀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우리는 진심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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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이요법은 구매할 수 있는 상품과 관계없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광고가 가득한 블로그와 책, 식단 컨설팅, 식이요법 상품, 특허 식품들이 식이요법을 창조하고 인증하며 소비체계를 구성한다. 브랜드 충성도로 자아 정체성을 구매하고 창조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없는 사회라면 식이요법은 아무의미가 없을테고 추종자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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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식이 요법이 말이 되는 이유는 사회적, 문화적, 언어적, 생물학적으로 구성된 우리의 세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서다. 유행 식이 요법이 말이 되는 이유는 집단적 인정과 소속감이 생성되는, 유의미하고 문화적으로 중요한 사회적 공간을 개인에게 제공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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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이요법과 관련된 유사과학적 주장들은 합리적 판단보다 직감적인 '휴리스틱'(복잡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빠르고 효율적인 결정을 내리는 인지적 지름길로, 편견이나 오류로 이어질 수도 있다- 옮긴이)을 조장하는 인지 매커니즘을 사용해서 사람들을 조종한다. 유사과학적 주장에서 가장 흔한 경향은 진짜 과학의 탈을 쓰는 것이다. 유행 식이요법은 신뢰감을 주는 전문용어를 자주 사용하고, 특정 음식이나 식습관의 좋은 점이나 나쁜 점을 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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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크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현재나 미래를 구속하기 위해 과거를 사용하기보다 우리의 기원을 이해하는 한가지 방법으로 과거를 사용해야 한다. 팔레오 판타지는 우리의 모든 것(몸과 마음, 행동)이 환경과 조화를 이루던 시대를 불러낸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봤듯이 그런 시대는 존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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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배제 식이요법에는 대게 상표가 있는데, 식이요법자들은 특별 음식 또는 유료 회원권을 구입하거나, 영양 전문가나 개인트레이너에게 돈을 써야 한다. 역설적으로 결국 음식을 '추가'하는 식이요법으로 끝날 때가 많다. 배제해야 할 음식을 대체한다는 특별 음식이 추가되는 것이다. 소비가 문제를 만드는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한다는 믿음에 따라 쇼핑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미국인에게는 귀가 솔깃해지는 방법이다. 

(중략)

우리가 보기에 식이요법자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행위주체성을 느끼는 것 같다. 그들은 늘 조금씩 덜 먹는 것보다 특정 식품을 구매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 여긴다. 

쇼핑과 지출, 먹기는 모두 소비에 대한 믿음에서 나온다. 그러나 더 많은 소비로 과체중을 해결하려는 시도는 질병을 치료로 착각하는 것과 다름없다. 건강을 찾아 소비재 시장을 영원히 떠돌게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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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왜 사람들은 힘들고 즐겁지도 않은 식이요법을 계속 시도하는 걸까? 재닛은 많은 대화를 나눈 뒤 식이요법이 힘들고 즐겁지가 않다는 것이 바로 식이요법  선택을 정당화하는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식이요법의 고충이 효능과 연결되고, 엄청난 희생을 치렀으니 원하는 바를 이루리라는 주술적 사고로 이어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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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우리가 먹기의 규범으로 인식하는 구조가 있어서 식사를 구성할 때 그 구조를 무의식적으로 재생산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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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백은 건강과 관련한 대화를 분석하면서 응답자들이 건강한 식사 구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문화적 규칙과 패턴을 떠올린다고 말한다. 메리 더글러스가 표준 형식으로 언급한 '육류와 채소 두 가지'가 가장 흔한 구성히다. 

 

139

무엇이 먹기에 좋고, 그것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문화적-언어적 구조가 형성한다는 것을 살펴봤으니, 이 장의 앞에서 제시한 문제로 돌아가보자. 당신은 적절한 식사를 어떻게 정의하는가? 그 정의는 유행 식이요법을 실천하도록 허락하는가? 아침이나 점심, 저녁으로 먹기에 적절한 음식의 유형은 무엇이며, 어떤 메뉴가 거기에 해당하는가? 당신의 부모나 가족이 무엇을 먹고 즐겼다고 기억하는가? 그것이 음식에 대한 당신의 생각에 어떻게 영향을 미첬는가? 당신에게 이상적이거나 완벽한 식사는 무엇인가? 당신은 그런 식사를 어떻게 구성하게 되었는가? 당신은 그 식사의 식품 각각에 어떤 가치를 두는가? 당신은 어떤 식사가 적절한 식사가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어떤 요소가 있거나 또는 없어서 문제라고 생각하는가? 

접시 하나를 그린다음 음식으로 채워보라. 접시에는 무엇이 담겼는가? 당신이 그린 식사에는 음식 배제 식이요법을 위한 여지가 있는가? 아니면 음식을 배제하면 무언가 혼란스럽고 잘못될 것 같은 느낌이 들 것 같은가?

 

178 탄수화물 중독은 실존하나?

재닛은 낸시의 경험을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 몇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어떤 패턴이 드러났다. 1.먹기를 멈출 수 없다-자제력을 잃는다. 2. 한 입만 먹어도 자제력을 잃곤 한다. 3. 주로 집에 혼자 있을 때 겪는 무제다. 밖에서는 빵 접시를 다 비우지 않는다. 4. 다른 제빵제품을 먹을 때도 가끔 일어난다. 5. 낸시가 아는 한 다른 종류의 음식을 먹을 때는 일어나지 않으므로 탄수화물에만 중독된 것이다. 6. 낸시는 빵과 제빵제품만 '탄수화물'이라고 생각한다.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에 들어 있으며, 다양한 탄수화물 공급원이 있다는 것은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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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학자 커트 베리지는 논문에서 음식의 동기부여 효과를 '좋아하기'로, 음식의 쾌락적 측면을 '원하기'로 표현했다. 이렇게 좋아하기와 원하기를 구별하면 우리가 강렬히 욕망했던 행동이나 물질로부터 얻는 쾌락이 차츰 줄어드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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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 연구에서 중독 행동을 끌어내는 것은 정제된 성분을 함유한 고도로 변성된 탄수화물뿐이다. 이론상으로는 이런 중독성 강한 음식을 일반 가정에서 만들 수는 있지만 대개는 그렇지 않다. 

음식 중독이라는 개념에 회의적인 많은 연구자들은 중독과 비슷한 식이행동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음식 중독'은 체계적 증거가 없는, 겉으로만 그럴듯한 설명이라고 주장한다. 

또 다른 연구자들은 용어가 필요하다면 음식 중독 대신에 '먹기 중독'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제안한다. 단일한 중독물질 섭취보다 행동에 초점을 두기 떄문이다. 이 견해에 따르면 '먹기 중독'은 도박 중독처럼 행동 중독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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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대부분 플라시보 반응이란 약리 작용을 하지 않는 약처럼 생물학적 효과없이 생기는 긍정적 치료 반응이라고 이해한다. 더 문화적인 정의를 내리자면 '치료 개입의 상징적 측면이 한 사람의 건강 상태에 일으키는 변화'다. 곧 일종의 심신치료인 것이다. 플라세보 반응은 문화적 사고체계의 영향을 받으며, 환자와 의료진이 약의 작용 방식과 기대 결과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느냐에 달려있다. 플라세보에 대한 종래의 생각은 플라세보 반응이 전적으로 환자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이지 생물학적 치료법에 대한 진짜 반응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건 사실이 아니다. 플라세보는 사회적, 심리적 기대로 생기는 복합적인 자가치유 경로와 연결되며, 뇌와 몸에 진짜 생리학적 변화를 일으킨다. 플라세보 효과 자체에만 초점을 두기 보다는 치료과정 전체를 검토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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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에 따라면, 플라세보 과정은 여러 사회적, 심리적, 신체적 행동과 반응을 통해 체화된 변화를 만들어내는 듯하다. 곧 "처음에는 체화된 감각적 경험이던 것에 시간이 흐르면서 서사와 설명, 의미가 부여되며 인지적 경험이 되는 것"이다. 이 인류학자들은 인지적 플라세보가 일어나는 과정(기대, 대인관계를 통한 도움, 희망, 자기효능감 같은)이 체화된 변화를 창조하는 치유의례이며, 환자를 변화시키는 치유적 사건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한다. 변화가 일어나는 이뉴는 "생물학적 신경치유 기제가 .... 직접적으로 체화된 경험(수행적이고 감각적인 경험을 포함한)을 먼역과 내분비학, 통증 반응과 연결"해서다. 그들은 이 과정이 진화에 따라 선택된 생물-심리-사회적 반응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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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이팅은 음식 섭취와, 식품 안전, 과잉 섭취에 관련된 불안을 통제하는 수단이다. 음식 섭취는 두려운 일이 될 수 있다. 선택지가 거의 무한해 보이는 세상에서 '올바른'음식을 선택하는 일은 혼란스럽고 무서운 일이 되기에 충분하다. 특히 환경이 오염되고 잠재적으로 위험한 세상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 상황에서 클린 이팅은 환경 오염 물질과 건강을 악화시키는 것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느끼게 해주는 음식 의례와 체계를 제공함으로써 불안을 해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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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은 몸이 문화적으로 구성되고 경험되며, 사회와 개인의 신체성이 모두 기호학적 의미와 행동체계를 통해 이해된다고 이야기한다. 음식이 그렇듯 몸은 우리를 둘러싼 세계가 상징적으로 조직되는 구조를 제공하므로 생각하기에 흥미로운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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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여기에서 식이요법을 선택하는 일반 대중에게 정확한 식이 정보를 제공하는 데 문제가 발생한다. 곧 학계의 저자들은 식이요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흥미롭게 읽을만한 방식으로 글을 쓰지 못하고, 인기 있는 유명인 식이요법 지도자들이 제공하는 약속이나 단순화된 논리를 조금도 제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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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이 좋아하는 활동 중 하나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좋은' 범주와 '나쁜' 범주로 나눠보라고 하는 것이다. 본질적으로 좋거나 나쁜 음식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이 머리속에 구성한 생각이 어떻게 음식에 대한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서이다. 그러니 여러분도 이 활동을 해보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이유를 적어보라. 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묻는다. "이 음식을 이렇게 생각하게끔 내게 영향을 미친 것은 무엇인가?" 이 심리게임을 통해 당신은 자신이 그 음식을 왜 선택했는지, 왜 음식에 의미와 은유들이 주렁주렁 매달리게 되었는지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