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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장내 미생물에 관해 지금까지 알아낸 것 '장 건강과 면역의 과학'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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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장내 미생물에 관해 지금까지 알아낸 것 '장 건강과 면역의 과학'

_포코 2024. 3. 20.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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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들은 건강한 미생물 집단을 규정하는 한 특성으로 '기능적 핵심'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시작했다. 미생물 자체가 아니라 미생물이 생성하는 화합물과 신호 분자가 상호작용하고 장, 면역 체계, 뇌 및 신체의 나머지 부분과 소통한다는 관점을 취한 것이다. 메타전사체학과 대사체학을 연구함으로써 어떤 유전자가 미생물 집단에서 발현하고 어떤 대사체들이 만들어지는지 일일이 확인한 다음 우리는 건강한 개인의 장 미생물 공동체 구성은 무척 다양하지만 비슷한 대사체와 신호전달 물질을 집합적으로 합성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궁극적으로 미생물끼리 소통하고 장과 상호작용하는 기능적 해심은 바로 이들 물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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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낮에 사람과 생쥐의 미생물 생태계가 고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생물 집단의 기능과 구성 뿐만 아니라 그것이 신체와 상호작용하는 방식도 24시간을 주기로 변함을 알아낸 것이다. 이러한 주기적 변동은 우리가 무엇을 언제 먹는지에 따라 그리고 한편으로는 시교차상핵의 영향을 받았다. 수면과 각성 주기 등 신체의 일주기 리듬을 관장하는 시상하부의 작은 이 뇌 부위는 시계 혹은 박동 조절기의 역할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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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장 미생물 집단과 신체의 에스트로겐 양을 조절하는 복잡한 방식이 서로 관련 된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장 미생물 집단이 여성의 성호르몬, 간, 소화기관 등 신체의 여러 조직과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체계를 구성하고 있다는 다른 연구 결과도 언급했다. 에스트로겐 생합성 양이 줄거나 소화기관으로 분비된 에스트로겐이 재흡수되기 전, 이를 대사하는 장 미생물 개체수가 변하는 일은 조직 사이의 소통 체계에 영향을 미치고 아마 사라가 겪는 증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84

과거에는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어서 장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면 지금은 뇌에서 장으로 보내는 만성 스트레스 신호 때문에 부분적으로 그런 일이 벌어진다. 그 결과 장 미생물 신호 분자가 바뀌면서 거꾸로 뇌에 되먹임 신호가 반송된다. 복잡한 뇌 질환은 이제 단순한 선형 개념으로 깔끔하게 설명할 수 없게 되었다. 오히려 네트워크 과학의 좀 더 포괄적인 렌즈가 필요하다. 만성 스트레스와 불안이 건강에 해로운 식단과 정기적 운동 부족과 만나면 설상가상으로 상황이 나빠져 장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뇌 - 장 - 미생물 네트워크를 둘러싼 이러한 양방향의 대화는 뇌와 소화기관 그리고 미생물 집단의 상호작용에 의해 끊임없는 되먹임 고리를 형성하여 폐해를 조장한다. 

 

97

음식물에 든 트립토판을 세로토닌과 키뉴레닌으로 대사하는 작업은 장 세포가 주재하고 미생물의 조절을 받는다. 그러나 또 다른 트립토판 대사체인 인돌은 사정이 다르다. 오직 장내 미생물만이 인돌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돌 계열의 화합물은 인체와 뇌에서 광범위한 기능을 담당한다. 예컨대, 우리 연구실 학생 연구원인 바딤 오사치는 인돌 대사체 중 하나가 섭식 요구에 영향을 주는 뇌 네트워크를 조절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98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 모두 우울증, 불안, 수면 이상 및 인지 장애와 같은 증상을 동반한다. 이렇게 증상이 겹치는 이유 중 하나는 주의력, 각성 및 기분 조절에 중요한 호르몬인 노르에피네프린을 생성하는 이른바 청반(locus coeruleus)이라는 뇌간의 작은 부위와 관련이 있다. 연구자들은 청반의 퇴행적 변화가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신경 정신병적 이상 증세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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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상이든 인간 대상 연구든 뇌 - 장 - 미생물 연구 분야에서 급성 및 만성 스트레스가 장내 미생물 구성에 미치는 영향만큼 일관된 결과를 보여주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2017년 이오아나 마린과 동료들은 만성 스트레스를 받는 생쥐의 정서적 행동, 미생물 구성 및 대사체 표지 화합물이 극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함으로써 이런 견해를 크게 확장 시켰다. 미생물군의 구성이 만성 스트레스의 영향을 받는다는 결과를 보강하듯, 그들은 스트레스를 받은 생쥐 장에서 유산균종의 개체수가 현저히 줄고 혈중 키뉴레인의 농도가 늘어난 점이 가장 뚜렸한 변화라고 말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은 생쥐에게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하자 혈중 키뉴레닌 수치가 줄고 비정상적인 행동도 눈에 띄게 줄어듦을 확인했다.

 

123

정신 건강을 좌우하는 식단의 영향을 구체적으로 탐구하는 영양 정신의학(nutritional psychiatry)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태동한 점도 이런 경향을 반영한다. 

 

126 지중해식 식단

1960년대까지 이탈리아, 그리스 및 스페인에서 가장 인기 있던 전통 지중해식 식단은 다양한 과일과 채소, 올리브유, 견과류 및 곡물을 많이 섭취하는 식물성 위주의 식단이다. 생선과 가금류는 적당히 섭취하는 반면, 유제품, 붉은 고기, 사탕이나 과자 등은 거의 먹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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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질환을 목표로 지중해식 식단을 채택하는 일도 잦다. 고혈압 예방식단(DASH) 퇴행성질환 예방 지중해식 식단(MIND)이 그런 것들이다. 둘 다 식물성 위주의 식단이다. DASH 식단은 심장에 좋은 지방을 더 많이 포함한다. MIND식단은  지중해식과 DASH 식단을 결합하고 폴리페놀이 풍부한 베리류와 녹색 잎채소 섭취를 늘려 뇌 기능을 개선하고자 한다. (MIND식단은 과일, 유제품, 감자 섭취를 늘리고 생선을 일주일에 한 끼 이상 섭취하라고 권장하지는 않는다).

무작위 중재실험에서 비만, 고혈압, 당뇨병, 콜레스테롤 및 혈중 지질 상승, 인슐린 감수성, 대사성 내독소혈증,. 우울증 및 인지 능력 저하와 같은 대사증후군의 다양한 징후를 누그러뜨리는 지중해식 및 DASH 식단의 유익한 효과가 입증되었다. 이 모든 것은 연결되었을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병과도 관련이 있었다. 

 

151

운동은 건강한 식단을 섭취하는 행위와 거의 같은 방식으로 유익하다. 하버드 연구진은 여기에 덧붙여, 운동과 식단 사이에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있으리라 제안했다. 다시 말하면, 건강한 식단과 운동을 매일 수행한다면 둘 중 하나만 하는 것보다 건강한 수명 연장에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나는 운동과 식이 요법이 우리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한가지 공통 요인이 뇌 - 장 - 미생물 네트워크에 집중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 두가지 활동의 상승효과를 나타내는 까닭은 면역계가 비적응적으로 활성화되는 일을 미리 방지하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반대로, 운동 부족과 부실한 식단은 장 미생물 집단과 장 기반 면역 체계 사이의 의사소통을 방해하고 그 결과 낮은 등급의 전신 면역 활성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네트워크 내에서 이루어지는 양방향 의사소통과 궤를 맞춰, 운동은 장내 미생물에 유익한 영향을 미치고 이는 차례로 운동 수행 능력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 

 

153

제프리 우즈 박사가 이끄는 어바나 샴페인 일리노이 대학 운동학 및 지역 사회 건강학과 연구진은 식단을 조절하는 마러거나 살찐 성인을 대상으로 6주간의 지구력 운동을 수행한 다음 그것이 신체 구성과 신체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원들은 18명의 마른 피험자와 14명의 비만 피험자를 모았다. 이들은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들이었다.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참가자들은 30분애서 60분, 중간 강도에서 격렬한 강도로 진행되는 지구력 기반 운동 훈련을 매일 주 3일씩, 6주 동안 진행했다. 그 후 피험자들은 신체 활동이 적은 원래 생활 방식으로 돌아가 6주를 보냈다. 운동 6주 전과 후에, 그리고 비활동적 생활로 돌아가고 나서 6주가 지나 대변 시료를 수집했다. 예상대로 운동 프로그램은 신체 구성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와 제지방 체중은 늘고 지방의 상대적 비율은 줄었다. 이들 변화는 운동으로 인한 장 건강 촉진, 짧은 사슬 지방산 생성량의 증가와도 관련이 있었다. 연구자들은 지방산 생성지표를 분석하였다. 조사의 여러 수준에서 유익한 효과가 입증되었다. 흥미롭게도 연구자들은 장 미생물의 다양성 변화가 모든 참가자에서 관찰되는 것이 아니라 참가자의 체질량 지수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확인했다. 운동으로 대변에 짧은 사슬 지방산 농도가 늘어나는 현상은 주로 마른 참가자에서 관찰되었고 비만한 사람에게는 극히 일부만 나타났다. 따라서 마를수록 장 건강 측면에서 규칙적 운동의 효과가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 

 

161

강도 높은 운동을 할 때 근육 조직은 탄수화물을 분해해서 젖산을 에너지로 사용한다. 장 미생물인 베일로넬라는 에너지원으로써 오직 젖산만 사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전문 운동선수의 (미생물) 유전체를 분석한 연구자들은 운동 후에 젖산을 짧은 사슬 지방산인 프로피온산으로 분해하는 주요 대사 경로에 편입된 모든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했음을 발견했다. 이렇게 장에서 만들어진 프로피온산은 흡수되어 혈중으로 들어간다. 

한편 과학자들은 운동할 때 만들어진 젖산이 혈관에서 장 내강으로 빠져나가 그곳에 상주하는 특정한 미생물군, 특히 베일로넬라와 접촉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다시 한번 연구자들은 짧은 사슬 지방산의 비율이 높아진 운동 선수의 대변 추출물을 생쥐에 이식했다. 이때도 생쥐가 쳇바퀴를 돌리는 시간이 늘어났다. 짧은 사슬 지방산 분자들이 어떻게 운동 능력을 개선하는지 기전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아마도 우리 근육 서포들에게 부가적인 에너지원을 공급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특정한 장 미생물 균주가 운동 결과 생성된 여분의 젖산을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전환함으로써 생쥐가 쳇바퀴를 돌리는 시간을 연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 참으로 흥미로운 연구였다. 

 

163

알리아 크럼 박사는 2008년 금융 위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 금융 관계자들의 행동을 분석했다. 스트레스가 자신의 능력을 고양한다고 믿는 살마들은 그것이 몸을 쇠약하게 만든다고 여기는 사람들보다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훨씬 더 건강한 생리 반응을 보였다. 같은 연구진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는 호텔 종업원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체중과 혈압이 줄어들었다는 결과도 보고했다. 어떤 상황이든 뇌가 상황을 인식하는 방식, 일을 대하는 태도가 업무 그 자체보다 그들의 행복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170

맛있는 음식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미각에 중점을 둔 표지에 더 끌린다고 연구원들은 결론을 내렸다. 맛에 중점을 둔 표식은 단순히 긍정적이거나, 멋진 단어, 심지어 성분 목록을 적은 표지보다 더 효과가 좋았다. 논문 저자들은 음식에 대한 태도를 조작하는 것, 특히 맛과 향미 및 질감을 강조함으로써 사람들이 먹는 채소의 소비량을 늘릴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183

지난 75년 동안 스트레스 유형과 수준이 인간의 탄생만큼이나 오래된 투쟁-도피 반응과 서로 불일치하듯 뇌 - 장 - 미생물 네트워크의 진화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생겼다. 인간의 식습관과 뇌 - 장 -미생물 네트워크는 공진화했다. 최근까지도 식생활의 변화는, 인간의 소화관과 뇌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적응하여 구조와 기능에 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서서히 진행되었다. 여기서 유전적으로 적응하기에 충분한 시간은 약 1만년에서 3만년 정도를 의미한다. 인간 진화 과정에서 식단 변화는 확실히, 하지만 느리게 발생했다. 수백만년 전 최초의 수렵채집인 식단에서부터 수십만 년 전 불을 사용해 요리한 사건, 1만 2000년 전 신석기 시대를 연 농업혁명을 거쳐 인류는 채집에서 농업으로, 영양소를 얻는 방식의 거대한 전환을 이루어냈다. 19세기 가공식품의 물결이 도입된 산업화 시기에 도달하기 전까지 우리 신체와 세균은 오랫동안 조화롭게 동기화된 상태였다. 

 

193

특정 유형의 섬유질이 유익할지 또는 불편함을 유발할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내가 환자에게 할 수 있는 조언은 가능하면 다양한 종류의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라는 것이다. 개별 미생물군이 대사할 수 있는 섬유소는 제한적이겠지만 다양한 섬유소가 들어오면 그에 맞는 미생물 집단의 수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양한 식이섬유를 다량 섭취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장내 생태계를 구성하는 미생물 균주의 종류가 늘고 수도 증가하는 현상이 벌어진다. 미래에는 장내 미생물군 유전체를 분석하여 개인에 맞는 미생물 전용 탄수화물을 추천하는 일도 가능해질 것이다. 

 

 

209

매운 맛이 강할수록 올리브유에 폴리페놀이 더욱 풍부하다. 

 

215

아만딘 쉐가 이끈 연구에서 연구원들은 시간제한 섭식의 이점이 먹지 않는 시간에 비례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음식을 먹지 않았던 시간이 12시간 이하였을 때는 시간 제한의 이로운 효과를 거의 볼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12시간 넘게 아무것도 먹지 않은 개체들은 지방과 탄수화물 양이 많은 서구식 식단을 준 경우에도, 또 하루 필요 열량을 전혀 변화시키지 않은 경우일지라도 과도하게 체중이 늘지 않았다. 다시 말해 하루 12시간 미만의 범위에서 식사하는 한 생쥐는 고지방, 고탄수화물 식단을 맘껏 즐길 수 있었다. 또한 연구자들은 전신 지방 축적과 관련된 염증, 인슐린 저항성이 줄어 혈당 조절 능력이 개선됨을 확인했다. 

 

218

우리는 서두르지 않았다. 주로 식물성인 식단을 변경하지 않은 채 2주 동안 매일 먹지 않는 시간을 12시간에서 목표인 16시간까지 늘려나갔다. 일단 이 지점에 도착하자 우리는 다음 한달 꼬박 이 8/16리듬을 엄격하게 지켰다. 이렇게 최면을 걸었다. 잠이 들면 이미 굶고 들어가는 거야!

늦어도 저녁 8시에 시작해 소중한 아침 식사를 건너뛰고 12시에서 1시 사이에 첫 식사를 하도록 우리는 16시간 제한 식사 시간을 조절했다. 우리는 또한 1시간 동안(속이 빈 상태로) 규칙적으로 아침 하이킹을 계속하여 유일한 에너지원으로 저장된 체지방의 신진대사를 더욱 증가시켰다. 놀랍게도, 또 믿음과 달리 우리의 운동 능력은 줄지 않았고 저혈당에 이르지도 않았다. 

게다가 불과 2주 뒤에 나는 체중이 일주일에 약 1~1.5kg 감소한 것을 알았다. 이 현상은 내가 스스로 언도한 수형 기간 내내 계속되었다. 처음에는 소중한 일상을 포기하는 일이 큰 도전이였지만 우리는 곧 익숙해졌따. 특히 예기치 못한 좋은 습관이 생기기도 했다. 예를 들어, 종일 간식을 달고 살다가 저녁이면 포도주를 홀짝이던 습관이 저절로 사라졌다. 부가적으로 들어오던 '쾌락' 칼로리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전통적인 지중해 요리를 계속 즐기면서도 우리는 하루 500칼로리의 열량을 줄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좀 더 합리적인 일상에 정착할 수 있었다. 엄격한 8/16 일정을 한 두달 진행한 후에는 이런 습관을 5일 동안만 철저히 유지하고 나머지 이틀은 예전처럼 먹도록 했다. 시간제한 식사에서 자우로운 주말이면 친구들을 만나 늦도록 저녁을 먹고 다음날 아침도 충분히 먹을 수 있다는 말이다. 

나는 이제 바뀐 일정의 두 번째 달에 접어들었지만 체중이 반등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아내도 마찬가지였다. 엄격하게 시간을 지켰던 당시 체중이 줄어들던 현상은 더이상 나타나지 않았지만 실험을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약 9킬로그램 줄었던 체중은 안정된 상태로 꾸준히 유지되었다. 원래 체중 문제가 없던 아내는 처음 체중보다 4.5킬로 그램 가량 감량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걱정과 달리 배고픔을 느낀다거나 하이킹동안 체력이 떨어지는 일도 생기지 않았다. 우리는 시간제한 식사 프로그램이 실현 가능하고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경험으로 확인했다. 

 

256

인간이 먹고자 하는 동기는 두 가지 균형 잡힌 생물학적 충동에 좌우된다. 하나는 우리 몸과 뇌의 신진대사 요구이고 다른 하나는 바버가 본능적으로 포착한 쾌락이다. 즐거움은 섭식 행동의 큰 원동력이다. 이 주제는 과학적으로도 상업적으로도 큰 관심거리다. 쾌락을 추구하는 우리의 생물학적 충동은 또한 맛있으면서도 건강한 음식을 향한 열망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265

저녁 8시나 9시 이후에는 아예 먹지 않는 것이 가장 쉬운 접근 방식이다. 그리고 다음 날 첫 끼니를 정오나 오후 1시에 먹는다. 저녁 6시에 저녁을 먹고 다음알 오전 10시에 아점을 먹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시간제한 식사도 개인의 삶과 스케줄이 요구하는 바에 맞추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간 제한 식사는 대개 하루 두끼를 먹고 끼니 중간에 과일, 채소, 또는 섬유질 형태의 간식과 필요한 경우 영양 바를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람들은 저녁 식사 후 간식과 음료를 끊는 일을 가장 어려워한다. 장기적으로 규정을 지키면서도 사교활동을 하고 친구와 가족과 함께 특별한 식사를 즐기려면 한 달 꼬박 시간제한 식사를 한 다음부터는 주말에만 옛날로 돌아가는 예외를 허용하는 일도 충분히 좋다. 

 

325

 수십만년 전 인류의 조상은 지구 역사상 그 어떤 동물도 도모하지 못했던 일을 성사시켰다. 바로 불을 지펴 음식을 가공하는 일이었다. 익힌 음식은 날것보다 안전했고 높은 효율로 에너지를 뽑아낼 수 있었다. 그런 방식으로 우리 조상은 소장에서 하루 소비하는 열량의 약 90퍼센트를 확보했다. 나머지 10퍼센트의 열량은 대장이 책임진다. 요리하지 않는 침팬지는 대장에서 추출하는 열량이 전체열량의 50퍼센트에 육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