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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과식의 심리학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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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경제에서는 소비보다는 일이 정체성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였지만 지금 같은 소비 중심 사회에서는 정체성이 무엇을 생산하는가보다 무엇을 소비하는가와 관련 있다. 소비 중심 사회의 또다른 특징은 여가시간을 돈 쓰는 일에 사용한다는 것과 물건을 소유하는 일이 행복의 중 수단이라는 믿음이다. 소비주의가 도덕원칙이 될 때 사람들은 물질을 소비해 만족을 얻을 수 있다고 여길 뿐 아니라 소비를 자아발전, 자아실현, 자아충족의 수단으로 인식한다. 달리 말해 소비주의가 ‘도덕 원칙’이 딜 때 소비를 중심으로 우리의 내면과 자아가 형성되므로 구매는 무척 심리적인 현상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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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품 소비를 떠받치는 것은 중산층 가족의 저축 감소와 신용카드 대출 증가, 노동시간의 증가다. 경제학자 줄리엣 쇼어는 이런 현상을 ‘일과 소비의 순환’이라 부른다. 이제 우리는 훨씬 높은 수준의 부유함에 익숙해졌을 뿐 아니라 미디어를 통해 우리보다 소득이 세 배, 네 배, 다섯 배, 심지어 스무 배 많은 사람의 생활방식을 갈수록 많이 접한다. 그 결과 국가 전체적으로 상향소비 문화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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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켐벨이 ‘상상적 쾌락주의’라 부른 현대 욕망의 쾌락주의는 신상품에 대한 백일몽에 의존한다. 캠벨에 따르면 개인들은 미디어와 광고가 보여주는 상품의 이미지와 이야기로 가득한 백일몽에 빠지지만 실제로 그 상품을 소비해도 상상적 욕망을 채우지 못하고 실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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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소비 문화에서 사용되는 이상화된 이미지와 서사는 그 상품이 치유해줄 것이라 여겨지는 결핍의 느낌을 우리 내면에 만든다. 이처럼 채워지지 않는 욕망은 기대를 채우려는 더 절박한 시도를 낳아 결국 소비를 증가시킬 수 밖에 없다. 곧 소비주의에 기대 심리적 욕구를 채우려 들면 과소비와 과식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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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선택과 쇼핑, 소비주의는 심리적 불만족을 낳을 뿐만 아니라 너무 많은 소유물을 쌓아두고 관리해야 하는 또다른 부작용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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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으로 상환 능력을 유지하고 육체적으로도 건강을 지키려면 사람들 모두는 재무만이 아니라 칼로리도 계산할 줄 알아야 한다. 이는 소비자 문화의 강력한 영향력에 맞서 회계 원칙에 따라 자신을 결제하는 일이다.
초기호성식품 개발과 마케팅을 약탈적 ‘대출’의 다른 형태로 생각해도 좋다. 서브프라임모기지의 약탈적 대출은 소득과 교육 수준이 비교적 낮은 사람들, 주로 물질적 불안정을 겪은 경험이 있을 뿐 아니라 금융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대출을 판매했다. 마찬가지로 초기호성 저가 식품도 식품 불안정을 겪은 경험이 있을 뿐 아니라 영양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이 진행되고 팔린다. 서브프라임모기지로 돈을 대출한 사람은 자신의 소비가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를 낳을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매혹적인 상품을 샀다. 은행은 대출을 더 많이 팔아 이득을 보았지만 소비자들은 결국 대규모 압류로 집을 잃고 손해를 입었다. 초기호성식품도 마찬가지다. 식품산업은 엄청난 양의 식품을 팔아 이득을 보지만 소비자는 과체중과 당뇨, 비만을 얻으면서 손해를 본다. 식품산업이 터무니없는 이윤을 거둬들이는 동안 납세자와 정부는 대중의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비용을 감당한다. 이는 이윤을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회화한 또 다른 사례다.
120 건강 후광 현상
건강 후광이란 ‘저지방’ 같은 상대적으로 영양 효과가 있다는 광고문구를 사용해 적절한 섭취량에 대한 인식을 왜곡하고 음식 섭취를 증가시키며 예상되는 소비자의 죄책감을 감소시키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다른 패스트푸드보다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는 서브웨이 같은 식당에서 먹을 떄 솝자들은 주식에 포함된 칼로리가 적다고 생각하므로 칼로리가 높은 음료와 디저트 같은 부식을 마음 놓고 주문한다. 더 심리학적 관점에서 설명하자면 건강 후광은 ‘나쁜’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좋은’ 행동을 이용하는 무의식적 합리화의 일종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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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영양과 관련된 선택을 할 때 이와 비슷한 마비 증세를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혼란은 대게 식품산업이 조장하거나 창조했다. 상품이 팔리려면 다른 상품과 구분되어야 하는데 상품을 차별화하기 위한 끊임없는 광고가 진실을 모호하게 만드는 것이 소비주의 문화의 문제다. 그렇게 해서 혼란이 생기면 더 많은 마케팅 기회가 주어진다. 기업은 자사 상품이 암투를 벌이는 경쟁 상품들보다 우위에 있다고 선언해 혼란스러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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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좋은 쿠기와 건강에 좋은 컵케이크를 만들려는 1990년대 실험에서 우리는 건강에 좋은 쿠키를 만들려다가 당을 더 많이 첨가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이런 ‘건강한’ 간식으로는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므로 결국 전체 소비가 늘어났다는 사실을 배웠다. 간단히 말해 우리는 건강에 좋은 컵케이크처럼 건강에 좋은 탐식이 있다고 믿고 싶어 하고, 더 많이 먹기 위해 현실을 부정하며 스스로를 기만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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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생물학적으로 설탕을 좋아하는 취향을 타고났을 뿐 아니라 어린 시절에 단맛과 무척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다. 착한 일에 대한 보상이나 생일 혹은 휴일을 축하할 때 단 음식을 먹기 때문이다. 행동주의 관점에서 이런 관계를 해석하면 고전적-조작적 조건화가 우리의 단맛 애호를 강화시킨다고 말할 수도 있다.
대체로 어린 시절에 경험한 단맛은 사랑가 축하와 연결되므로 우리 대부분은 단맛을 쾌락과 애정 어린 돌봄과 연결 짓도록 학습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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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감미료 사용이 증가하는 것 역시 돌고 도는 소비의 순환이다. 우리는 한 가지 소비 형태(설탕)의 문제를 풀려고 또다른 형태의 소비에 의존한다. 폴에게 빌린 돈을 갚기 위해 피터의 돈을 훔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책 전반에서 주장하겠지만 과소비의 해결책은 마케팅과 광고 전문가들이 우리를 설득하는 것처럼 또다른 형태의 소비가 아니라 소비를 줄이는 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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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당과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음식을 과잉섭취하는 환경이 렙틴 저항성을 유발한다는 말이다. 달리 말해 렙틴 저항성은 부분적으로 식단이 낳은 결과다. 구체적으로 요즘 서구 식단처럼 탄수화물 함량과 열량이 높은 식단이 낳은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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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욕망이 보상보다 더 강렬하다고 말한다. “욕구와 만족 사이의 전통적 관계가 뒤집혔다. 만족에 대한 약속과 소망이 욕구에 선행하며 실제 존재하는 욕구보다 늘 더 크다.”소비자 문화가 불필요한 상품과 경험들로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쾌락적 욕망에 의존하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런 소비자 욕망의 윤리는 ‘좋아함’과 ‘원함’이라는 신경학적 토대와도 통하는 점이 있다. 달리 말해 “욕망은 만족을 욕망하지 않는다. 반대로 욕망은 욕망을 욕망한다.”
이 모든 이야기가 어떻게 보상의 신경화학을 설명해줄까? 자극점을 자극하도록 정교하게 설계된 식품은 맛이 너무 좋기 때문만이 아니라 대게 렙틴을 파괴해 결코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에 과식을 유발하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그 결과로 생긴 뇌의 렙틴 저항성 때문에 우리는 배가 부르다고 생각하면서도 계속 먹는다. 다른 말로 하자면 세계 소비 자본주의가 생산한 식품들은 렙틴 저항성을 널리 퍼뜨려 과소비와 과체중, 비만을 일으킨다고도 할 수 있다. 당과 지방, 소금 항량이 높은 음식을 먹으면 그런 음식을 더 찾게 된다. 곧 욕망이 욕망을 욕망하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우리는 상품의 끊임없는 소비 증가를 옹호하는 원칙이 음식과 음료의 과잉 소비를 낳고, 결국 지나친 소비와 식사로 스스로를 해치게 만드는 소비자 문화의 깔대기를 볼 수 있다.
205
폭식장애의 문화적 병인은 과소비다.
(중략)
정신의학과 심리학은 과식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고 다이어트나 약 복용, 수술처럼 개인 차원에서 해결책을 찾도록 몰아붙이는 강력한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건네며 오해를 더 견고하게 만든다. 이런 방식의 치료는 식품산업이나 식품 정책 입안자들이 책임지지 않고 빠져나갈 여지를 만들어준다. 정신의학의 질병 패러다임이 이들에게 면죄부를 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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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식장애와 저장장애는 제프리 코틀러가 ‘획득욕망장애’라 부른 것에 속할지도 모른다. 약물 남용이나 식이장애와 마찬가지로 획득욕망장애는 불안과 우울, 충동성 같은 다른 증상들과도 관련된, 지속적인 인지, 행동, 사회적 요인이 다면적으로 결합된 문제다. 획득욕망은 DSM에 실린 한 가지 장애와 관련이 있다기보다는 물건을 손에 넣고 소유하고 저장하려는 강력한 욕망과 관련된 근본적 심리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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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식과 과체중, 비만으로 건강관리 비용이 증가하고, 아픈 사람이 계속 생기면 당뇨,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대사증후군 치료를 위해 거대 제약 산업의 약품과 치료를 구매하려는 구매하려는 소비자는 더 많아진다. 과식을 개인차원에서 해결하려는 이른바 ‘하향’ 해결책은 기업에 새로운 이윤을 만들어줄 뿐이지만 ‘상향’ 해결책. 이를테면 과당음료에 세금을 부과하거나 영양정보 표시를 개선하는 방법은 과소비를 줄이고 광범위한 대중의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달리 말해 하향 해결책은 질병과 행동 변화의 책임을 개인에게 지워 전체 소비를 증가시키지만, 상향 해결책은 소비자 문화 자체에서 병인을 찾기 때문에 전체 소비를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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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주의는 충동성과 나르시시즘, 고질적인 정서적 허기를 드러내는 텅 빈 자아를 창조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공허함을 문화적 질병으로 여기기보다는 개인의 결핍으로 경험하기 때문에 이를 ‘치료’하기 위해 의약품과 각종 상품, 음식을 소비하게 된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야 할 한가지는 소비의 문제를 새로운 형태의 소비로 푸는 것은 자멸하는 길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소비주의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 텅 빈 자아가 내리는 선택을 지양하고 적게, 현명하게 소비하는 방법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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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해지는 일에는 금욕주의가 필요하지 않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자면 종의 생존을 보장하는 것은 쾌락을 찾는 행동이다. 성적 쾌락은 번식을 보장하고, 맛이 주는 쾌락은 힘과 활기를 보장한다. 소비문화에도 아름답게 디자인된 가구, 우아한 옷, 삶을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각종 편의장비 같은 즐겨야 할 쾌락이 넘쳐난다. 그런데 쾌락을 추구하는 일이 인간을 자멸로 이끌 때는 초정상자극이라는 용어처럼 지난친 자극에 끊임없이 노출돼 단순한 즐거움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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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행동을 바꾸길 원한다면 천천히,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패할 만한 거창한 목표를 세우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번에 하나씩 습관이 될 때까지 집중한 뒤에 다음 행동으로 넘어가야 한다.
돈을 쓰고 싶다면 건강에 좋은 제품이나 활동에 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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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목표는 단지 사람들이 음식을 적게 소비하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덜 소비하도록 만드는 것이여야 한다고 말이다. 과소비를 광범위하게 치유하는 것이 과체중과 비만, 대사장애의 물결을 훨씬 더 직접적으로 막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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