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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결국 인간도 동물입니다. '식욕의 비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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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결국 인간도 동물입니다. '식욕의 비밀'

_포코 2023. 2. 14.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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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두 가지 의문의 답을 찾고자 했다. 첫째, 동물은 자신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를 토대로 무엇을 먹을지 결정하는것일까? 둘째, 어떤 이유로 결정한 대로 먹지 못하고 다른 것을 먹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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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진화 과정에서 5대 영양소(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나트륨, 칼슘)들이 뽑힌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첫째 각각이 식단에서 매우 특정한 수준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너무 많아도 안 되고, 너무 적어도 안 된다. 둘째, 우리가 먹는 것들에 이런 영양소가 들어있는 농도가 제각기 다르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단백질을 필요한 만큼 얻으려면 스테이크를 먹을 때보다 밥을 먹을 때 훨씬 더 많이 먹어야 할 것이다. 셋째 이런 영양소 중 일부는 우리 조상들이 살던 환경에서 극히 드물었기에, 우리는 그것들을 적극적으로 추구할 생물학적 전담 기구를 갖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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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은 언제 먹기 시작하라고 알려 주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언제 먹기를 멈추어야 할지 알려 준다는 점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여기에는 음식물에 들어있는 영양소가 소화를 통해 분해되고, 혈액으로 흡수되고, 뇌로 포만감의 신호를 보내는 과정이 관여한다. 유일한 결함은 이런 신호들이 작용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사실상 식사가 끝난 뒤에야 작동하는 신호도 있다). 먹기를 멈추라는 메시지를 받을 즈음에는 이미 과식한 상태에 놓일 위험이 있다. 우리 모두는 10분 전에 이미 배가 꽉 찼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너무 빨리 많이 먹고 뒤늦게 과식했다고 느끼곤 한다. 그사이 몸에 열량 폭탄을 던저 넣은 것이다. 

이런 일을 어떻게 하면 피할 수 있을까? 먹는 속도를 늦추고, 배가 빨리 채워지도록 하고, 서서히 흡수되는 영양소가 혈액으로 흡수되어 몸에 들어왔다고 뇌에 알릴 시간을 벌어주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다행히 자연은 우리에게 그 수단도 제공한다. 창자를 늘려 포만감을 유도하고 창자가 비워지는 속도를 늦추는 것이 있다. 바로 섬유질이다. 

섬유질은 음식을 부피있게 만드는 주된 원천이다. 섬유질을 식뭉릐 세포와 조직의 구조를 형성하고 우리 몸이 스스로 만드는 소화 효소로는 소화할 수 없는 복잡한 형태의 탄수화물을 만드는 주성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 창자에 사는 미생물은 섬유질 중 일부를 소화한다. 우리 창자 속에서 수조 마라가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이 미생물 집단을 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한다. 

먹이를 제공받는 보답으로 이 미생물들은 우리 몸에 필요한 주요 영양소(짧은 사슬 지방산, 비타민, 아미노산)을 생산한다. 또 우리 면역계를 돕고, 창자를 건강하게 하고, 심지어 정신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게다가 장내 미생물은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신호를 생성한다. 우리 식욕 제어 체계의 중요한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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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메뚜기 실험에서 답을 얻고자 한 것이 바로 그 질문이었다. 원하는 영양소를 얻기 불가능할 때 어떤 대처를 할까? 답은 메뚜기들이 궁극적으로 다른 영양소들보다 단백질을 우선시했으며, 발달을 지체하면서까지 단백질의 목표 섭취량에 따라 애쓰고, 이윽고 그 목표에 다다들 때면 다른 영양소들을 너무 많이 섭취해 비만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차선책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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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별장 연구 결과, 참가자들은 단백질을 약 18%로 먹었다.  전 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 대게 15-20%의 값이 나오므로 사람이 먹을 것으로 예상되는 비율에 딱 들어맞았다. 이는 캘리가 개코원숭이 스텔라를 30일 동안 관찰해 얻은 다량 영양소 비율과 아주 비슷하다. 그때는 단백질이 17%였다. 

놀랍게도 실험 2단계에서 참가자들은 고단백 식사 집단과 고탄고지 집단으로 나누었을 때도, 자유롭게 먹도록 했으나 모든 사람이 단백질 섭취량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고탄고지 식단 집단은 목표 단백질 섭취량에 다다르기 위해서 총 열량의 35%를 더 섭취해야 했다. 반면에 고단백 식단 집단은 전보다 열량을 38% 덜 섭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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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어느 쪽이든 간에, 모든 사례에서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단백질 목표량을 섭취하는 것인 듯했다. 너무 적게도 말고 너무 많이도 말고, 적당히. 즉 단백질이 우리가 먹는 다른 모든 것의 양을 정하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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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대학교에서의 연구는 영양학자 앨리슨 고스비의 도움을 받았다. 그녀는 솜씨 좋게 꼼꼼히 28가지의 음식을 고안해 아침, 점심, 저녁, 간식용 식단을 짰다. 모든 음식은 총에너지(열량) 함량을 동일하면서 단백질이 10,15, 25퍼센트 들어 있는 세가지 형태로 준비했다. 실험 대상자들에게 미리 검사해서 이 세가지 형태의 음식들을 입맛에 맞추었다. 

우리는 입맛 에너지 밀도, 다양성, 가용성이라는 모든 기본 요소를 고려했다. 그들이 먹은 양의 차이는 음식의 단백질 함량 차이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참가자들은 스위스 별장 실험의 학생들처럼 행동해서 저단백질 식단을 먹을 때는 에너지를 더 섭취할까?

분명 그랬다. 단백질 함량이 가장 낮은 식단으로 지낸 주에는 열량을 12퍼센트 더 섭취했다. 총열량 12퍼센트의 증가는 세계 비만의 유행을 충분히 설명하고도 남는다. 

흥미롭게도, 추가 열량의 대부분은 사람들이 식사를 더 함으로써가 아니라, 간식을 먹음으로써 얻었다. 우리는 달콤한 간실과 짭짤한 간식을 다 제공했고 섭취 열량의 증가는 거의 전적으로 짭짤한 간식에서 나왔다. 다시 말해, 감칠맛 나는 간식이었다. 앞서 식욕을 이야기할 때 언급했듯이, 감칠맛은 음식에 단백질이 들어있다는 신호다. 우리 실험에서 고탄고지 저단백 식단을 먹은 이들은 단백질 같은 맛이 나지만 실제로는 고도로 가공된 탄수화물이 든 음식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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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마치 우리 식욕은 단백질을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것보다 에너지가 고갈될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열량을 아주 적게 섭취하는 편이 더 낫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자체는 지나친 단백질 섭취를 몹시 바람직하지 않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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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이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했다. 소량을 먹으면 오래 살겠지만 자식을 많이 낳지 못한다. 좀 더 많이 먹으면 자식을 더 많이 남기겠지만 그보다 덜 오래 산다. 더욱 더 많이 먹으면 오래 살지도 자식을 많이 남기지도 못할 것이다. 적어도 초파리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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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생쥐의 장수 체계는 단백질 대 탄수화물 비를 낮춤으로써 활성화할 수도 있고(이때는 반드시 총열량 섭취량을 제한하지 않아도 된다), 단식을 통해 활성화할 수도 있고, 양쪽을 조합해 활성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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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단고탄 식이는 장수 뿐만 아니라 포도당불내성과 ldl-c등 노화와 노년의 건강 표지들도 가장 좋았다. 그러나 문제가 하나 있었다. 저단백 고탄 생쥐는 살이 쩠다. 저단백 고열량 먹이를 계속 먹어, 고단백 생쥐보다 총 열량을 더 많이 섭취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방이나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음식을 계속 먹는다면 단백질을 충분히 얻기 위해 과식하게 되어 당연히 살이 찐다. 중요한 점은 에너지가 농축된 지방이나 탄수화물이 아니라 소화할 수 없는(따라서 칼로리가 0인) 생쥐가 단백질을 얻기 위해 먹이를 더 많이 먹으면서도 더 오래 살았다는 것이다. 그 생쥐들만이 살이 찌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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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탄 먹이를 먹고 살찐 생쥐와 고지방 먹이를 먹고 살찐 생쥐를 비교했더니, 중요한 차이점이 보였다. 후자가 후명이 더 짧고 훨씬 건강이 안 좋았다. 이는 우리가 탄수화물 대 지방의 비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체지방률을 상대적으로 건강하게, 또는 건강하지 못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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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오키나와 주민은 비만이라는 것 자체를 몰랐다. 거기에는 그들의 식단에서 섬유질의 비중이 높다는 점도 한몫했다. 섬유질은 중요하다. 식단에 섬유질이 충분하면 열량 과잉 섭취를 일으키는 단백질 지렛대의 힘이 제약을 받는다. 섬유질은 위장을 채우고, 소화를 늦추고,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된다. 이런 효과들이 결합되어 허기를 막는다. 이 섬유질은 대부분 오키나와의 주된 탄수화물 공급원에 들어 있다. 바로 고구마, 채소, 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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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비가공식품과 성분 조성이 대체로 온전히 보전되는 단순한 방식으로만 변형시킨 식품. 말리거나 으깨거나 굽거나 삶거나 저온처리를 하거나 진공포장을 하는 방식. 주로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도록 식품의 수명을 연장하고 먹기 쉽게 다듬는 것. 우유를 저온살균하거나 분유로 만들거나, 채소를 통조림으로 만들거나 얼리거나, 견과를 무염상태로 볶거나 콩을 말리는 등

2군 : 자연식품이 아니라 식품의 준비, 요리, 조미에 쓰이는 요리 성분들. 버터, 식용유, 설탕, 메이플 시럽, 소금 등 이 성분들은 주로 정제 추출, 압착, 채굴과 증발 같은 기계적 과정을 통해 얻는다. 

3군 : 가공된 것이긴 하지만 초가공 수준이 아닌 식품이다. 비가공식품이나 최소 가공식품인 1군에 지방, 설탕, 소금, 같은 2군의 성분을 추가한 것이다. 이런 유형의 가공은 주로 1군의 식품의 유통기한을 늘리고 맛을 더 좋게 하기 위해 이루어진다. 캔이나 병에 담은 콩, 채소, 과일, 생선 통조림, 가염가당 견과, 소금을 첨가해 말리거나 훈제한 고기, 갓만든 전통적인 치즈와 빵 등

1,2,3군에 속한 가공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수천만년 전 부터 있었던 것도 있다.

노바 4군 : 초가공제품. 산업 제품으로 삼푸나 페인트와 다를 바 없다. 미용이나 개인 위생이 아니라 소비자 입맛을 겨냥했다는 점만 다를 뿐이다. 대게 초가공식품의 제조는 커다란 기계에서 자연식품을 녹말, 당, 지방, 기름, 단백질, 섬유질 같은 성분으로 분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여기에 들어가는 원료는 주로 옥수수, 콩, 밀, 사탕수수, 사탕무 같은 산업 규모로 대량 재배한 고수확 작물과 집단 사육한 가축을 도살해서 갈거나 삶는 등의 처리를 한 사체다. 그 중 일부는 가수분해(화학적 분해), 수소화(수소원자를 추가하는 것) 같은 화학적 변형을 거친 뒤, 다른 물질과 결합된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나온 산물은 유통기한을 늘리고 질감, 맛, 냄새, 겉모습을 바꾸기 위해 튀기기, 압출, 성형이라는 산업 공정을 추가로 거친 뒤 화학 물질 첨가제도 추가되곤 한다. 이런 화학 물질 중 상당수는 농업이 아니라 석유 화학 산업이나 다른 산업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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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와 카를루스는 초가공식품이 들어가는 비율에 따라 참여자들을 다섯 집단으로 나누었다. 1군은 아루 식단 중 33퍼센트가 초가공식품이었다. 2군의 식단은 49%, 3군은 58% 4군은 67%가 초가공식품이었다. 5군은 81%에 달했다. 이 값은 평균이므로, 5군에는 초가공식품을 81% 넘게 섭취하는 이도 많다는 의미였다. 미국인 전체 평균은 57%였다. 즉 식단의 절반 이상이 초가공식품이었다. 

결과를 살펴볼 때 우리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단백질을 가로축, 탄수화물과 지방을 세로축으로 삼아 기하학적 그래프를  그리는 것이였다. 테이터는 거의 완벽한 수직선을 이루었다. 즉 1군에서 5군으로 가면서 식단의 초가공식품 비율이 증가할 때, 단백질을 통해 얻는 열량의 비율이 18.2%에서 13.2%로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이는 우리가 오랑우탄의 식단에서 본 것과 정확히 일치했다. 열매가 희귀할 때는 식단에서 단백질 비중이 높고 열매가 풍족할 때는 단백질의 비율이 낮았지만, 그들이 섭취하는 단백질의 양은 늘 일정했다. 또 오랑우탄처럼 사람의 에너지 섭취량도 초가공식품 섭취량에 따라 증가했다. 1946칼로리(초가공식품의 비율이 낮을 때)에서 2129칼로리(높을 때)까지 들어났다. 그러나 오랑우탄과 똑같이 모든 집단에서 단백질 섭취량은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모두 단백질 목표 섭취량에 다다를 때까지 계속 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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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질은 단백질 다음으로 곤충의 섭식 양상에 강한 영향을 미첬다. 먹이의 섬유질 함량이 낮을 때, 그 양이 조금만 증가해도 메뚜기는 저체적으로 더 많이 먹게 되었다. 이유는 섬유질을 추가하면 단백질과 탄수화물의 비율이 전체적으로 희석되기 때문이다. 그 두 영양소의 섭취량을 유지하려면 메뚜기는 영양소를 더 많이 먹어야 하며, 그 말은 곧 섬유질을 더 많이 먹는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어느단계를 넘어서면 상황이 바뀌었다. 먹이에 섬유질이 충분히 들어있으면, 메뚜기의 먹이 섭취량은 더 이상 늘어나지 않았다. 섬유질이 메뚜기에게 포만감을 준 것이다. 창자가 더 이상 먹이를 처리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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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질이 적고 지방과 탄수화물이 많을수록 식품은 맛이 좋아진다. 그리하여 우리는 건강한 식품 대신에 그런 식품을 고르게 된다. 한편 이런 식품은 단백질 함량이 낮아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적은 단백질, 적은 섬유질, 적은 비용의 조합은 우리를 과식하게 만든다. 초가공식품의 최종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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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연간 전 세계에서 식품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는 1천1백만 명 중 그 누구도 일부러 죽기 위해 먹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 한가지 지적해두자. 전기는 법률과 규정을 통해 엄격히 규제되고 있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규제는 전기 장비 제조사가 아니라 대중을 염두해둔 독립적인 전문가들이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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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내내 살펴보았듯이, 모든 생물은 필요한 단백질 목표 섭취량이 있다. 이 요구량은 두가지 요소에 따라 정해진다. 첫번째는 근육성장, 조직 유지, 기타 신체 기능에 필요한 아미노산의 양이다. 두번째는 몸에서 단백질이 분해되어 사라지는 속도다. 마치 새고 있는 욕조에 물을 채우려고 애쓰고 있는 거소가 비슷하다. 빠져나가는 단백질이 많을수록, 단백질을 더 많이 먹어야만 욕조를 목표 수준까지 채울 수 있다.

단백질이 사라지는 주요 경로는 두가지다. 하나는 몸이 근육 조직을 분해하기 시작하면서 아미노산이 혈액으로 방출될 때다. 다른 하나는 간이 근육 분해로부터 나온 아미노산 중 일부뿐 아니라 창자에서 음식물이 소화될 때 혈액으로 흡수되는 아미노산을 써서 새로운 단백질을 합성하는 대신 에너지를 얻기 위해 포도당을 생산하기 시작할 때다. 

양쪽을 조합하면 왠지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 것처럼 들리며, 실제로 그렇다. 대게는 기아 상태에서만 그런 일이 일어난다. 몸의 주된 연료 저장소인 지방 조직과 달리, 우리는 근육 등 지방이 없는 조직에만 단백질을 저장한다. 이런 단백질을 연료로 쓰는 것은 마지막 수단이다. 집의 온기를 유지하기 위해 가구를 태우는 것과 비슷하다. 장작을 다 써버렸는데 얼어죽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뿐이다. 

몸에는 꼭 태워야 할 상황이 아니라면 가구를 남겨 두는 메커니즘이 갖추어져 있다. 인슐린 호르몬은 가구를 태울 필요가 전혀 없다고 알리는 신호전달 분자다. 인슐린은 근육의 단백질 분해를 막고 간이 아미노산으로 포도당을 만드는 것도 막는다. 인슐린은 식사를 한 뒤 증가하는 혈당에 반응해 췌장에서 혈액으로 분비되므로, 이는 탁월한 메커니즘이다. 인슐린이 분비되면 몸은 식사를 했으며 태울 포도당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단백질과 아미노산을 분해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그러나 영리한 메커니즘도 몹시 잘못된 길로 빠질 수 있다. 만성적으로 열량을 과다 섭취하면서 체중이 불어날 떄는 신체조직이 인슐린에 반응하는 속도가 점점 둔감해진다. 즉 인슐린에 내성을 띠게 된다. 인슐린 신호를 무시하기 시작한다. 그러면 췌장이 인슐린을 더 많이 분비해야만 예전 수준의 효과를 얻게 된다. 이것이 제2형 당뇨병으로 나아가는 과정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이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이미 우리는 갖가지 문제에 시달린다. 

인슐린에 점점 덜 반응함에 따라 근육은 단백질을 분해해 아미노산을 방출하고, 간도 아미노산을 포도당으로 전환하는 일을 더 자주하게 된다. 이는 분해되는 근육을 재건하려면 단백질을 더 많이 먹어야 한다는 의미다. 욕조 비유로 돌아가자면, 배수구로 더 많이 새어나가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이 결과를 볼 수 있다. 몸집이 커지고 인슐린 내성이 점점 퍼짐에 따라 인류 집단의 단백질 목표 섭취량도 거의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조금씩 증가해 왔다. 그결과 단백질 식욕이 증가해 열량 섭취량를 점점 늘리면서 bmi도 점점 증가해왔다.

다음 표에는 가상으로 상정한 단계적 단백질 목표 섭취량 값이 나와있다. 55그램에서 100그램까지이며 양쪽의 차이인 45그램은 180칼로리에 해당한다. 단백질 섭취량을 이만큼 늘리려면, 식단에서 단백질 함량이 15%라고 할때 1200칼로리를 추가로 더 섭취해야 할 것이다! 단백질 목표 섭취량이 조금만 변해도 섭취하는 열량이 크게 늘어난다. 단백질 함량이 낮은 식단이라면 그 효과가 더 큰 규모로 일어난다. 단백질 함량이 12퍼센트인 식단에서 단백질 목표 섭취량이 55그램에서 100그램으로 늘어날 떄 열량섭취량은 1833에서 3333칼로리로 1500칼로리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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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단백질 목표 섭취량의 증가와 현대 식단에서 단백질 함량 저하의 조합이 왜 세계의 허리둘레에 재앙을 일으켜왔는지 알 수 있다. 

우리의 단백질 욕구는 오로지 인슐린 내성 때문에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태어날 떄부터 늙을 때까지 변하며, 생활 습관을 비롯한 몇몇 요인에 따라서도 변한다. 사람의 단백질 목표 섭취량 변화를 측정하고 그것이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 평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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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총에너지 섭취량은 식단의 단백질 함량이 낮아질 떄 증가했다. 단백질 지렛대 가설이 예측한 그대로였다. 이 양상은 단백질 함량이 16%미만이고 지방함량이 40%이상일 때 특히 두드러졌다. 

특히 중요한 점은 엄마가 단백질 함량이 18-20%이며, 지방이 적고(30%) 탄수화물이 많은(50%) 식사를 했을 때 미량 영양소 섭취량이 가장 적합했다는 사실이다. 식단에 다량 영양소가 이런 비율로 혼합되면 다양한 식물성 및 동물성 음식을 섞어 먹게 되고, 그럴때 비타민과 무기질도 건강한 비율로 섭취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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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함량이 낮은 모유는 성장을 늦춤으로써 유년기를 길어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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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피할 수 없는 진리가 있다. 우리의 단백질 목표 섭취량이 높을수록, 그 목표에 다다르려면 음식을 더 많이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식품의 지방과 탄수화물 함량이 높고 섬유질 함량이 낮다면, 우리는 더 많은 열량을 섭취하게 될 것이다. 이 추가 열량을 태우지 않으면 몸에 쌓이고 인슐린 내성을 띨 위험이 커진다. 그런 일이 일단 일어나면 우리는 단백질 식욕을 부추기는 악순환에 빠져, 현재의 비만 생성 식품 환경에서 계속 체중이 불어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악순환을 피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