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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만성통증의 희망 '고통의 비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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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만성통증의 희망 '고통의 비밀'

_포코 2025. 8. 8.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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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은 뇌에서 '감지'되는 것이 아니라 뇌가 통증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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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과 통각은 다른 현상이다. 통증은 감각 뉴런의 활동만으로 추론할 수 없다. 통증은 항상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요인에 따라 다양한 정도로 영향을 받는 개인적인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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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통증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는 대부분 상처가 호전된 이후에도 통증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물론 암으로 인한 통증이나, 통풍, 류머티즘성 관절염 등의 염증성 통증처럼 잘 낫지 않는 조직 손상으로 만성 통증이 나타날 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통증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통증 자체가 질병이 된다. 조직 손상이 남아 있다 해도 개인이 경험하는 통증과는 관련성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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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내 의식 너머의 뇌가 뾰족한 무언가에 찔리는 느낌이 위험하다고 판단한 후, 내가 발을 보호하는데 집중하도록 큰 통증을 유발했다. 그 일이 있은 뒤로 나는 발에 통증이 없어도 조약돌이 많은 바닷가에서는 맨발로 걸어다니지 않게 되었다. 심각한 사고나 부상을 겪은 이들이 과민반응, 가벼운 불안증, 회피적 성향을 보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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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은 조직 손상을 나타내는 감각적 경험으로 '잘못' 여겨지고 묘사될 때가 많다. 실제 사례를 보면 통증을 인식한다는 것은 단지 어떤 감각을 식별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감각을 '느끼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통각 마비라는 현상은 통증의 핵심을 관통한다. 즉, 통증은 단순하게 어떤 감각이나 느낌이 아닌 감각, 감정, 사고 등이 놀랍도록 오묘하게 뒤섞여 있는 것이다. 통증은 보호가 필요한 신체 부위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강력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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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를 제공하는 사람의 역할이 통증 완화에 역향을 준다는 사실도 확실해지고 있다. 누군가가 나에게 진통제를 주는 것을 눈으로 본다는 것 자체가 통증을 완화한다. 환자에게 정맥주사로 진통제를 투여할 때 아무런 설명 없이 컴퓨터로 투여하는 방식보다 의사가 그 진통제에 관해 설명해주면 효과가 50퍼센트 더 뛰어나다. 진통제를 제공하는 사람의 자신감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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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은 전염성이 있다. 다시 말해 환자는 의사가 보여주는 비언어적 단서의 미묘한 차이를 알아낼 수 있고, 이는 통증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에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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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주는 긍정적인 신호는 환자의 단기 통증 완화에 정말로 효과가 있다. 확신에 찬 의사의 말은 그 자체로 강력한 진통제가 된다. 긍정적인 말이나 비유, 생각은 환자의 안도감을 높이고 불안감을 줄여서 만성 통증 완화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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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은 곧 보게 될 것에 대한 예측으로 시작한다" 이 예측 능력 덕분에 우리는 어떤 물체가 어딘가로 이동하기 전에 그 물체의 움직임과 이동 방향을 예상할 수 있다. 예측 능력은 우리의 지각에도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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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요통이 있는 어떤 사람이 디스크에 손상을 주면 안 된다는 말을 과거 어느 시점에 듣고 허리를 움직이거나 물건을 드는데 불안감을 느낀다고 해보자. 사실 대부분의 만성 요통은 강도를 높여가며 서서히 몸을 움직여주는 것이 통증 완화에 더 도움이 된다. 따라서 요통 전문의나 물리치료사에게 정확한 설명을 듣고 허리를 조금씩 움직일 수 있도록 도움을 받으면 통증을 느낀다 해도 걱정했던 만큼 심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때 뇌에서 발생한 큰 예측 오류로 우리 몸과 외부 세계에 대한 내부 모델이 서서히 바뀌게 되고, 몸을 움직이는 것이 통증을 크게 일으키지 않고 위험하지 않다는 생각으로 이어져 몸이 회복될 가능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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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통증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통증에 대한 통제력과 대응력을 기를 수 있다면 통증의 강도와 불쾌감 자체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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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신기하게도 우리가 경험하는 통증이 특정 상황에서 덜 고통스러운 선택이면 그 통증을 기분 좋게 인식하고 심지어 더 추구하도록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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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평형 상태로 이끄는 자극일수록 그 자극이 가져다 주는 보상과 쾌감도 더 크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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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고통이나 쾌락을 경험할 때 물리적 감각 입력과 몸의 내부 균형, 잠재적 보상과 위협에 대한 인식이 결합하여 통증에 대한 '주관적 효용', 즉 통증의 의미가 생성된다. 실제 자극 강도와 우리가 최종적으로 경험하는 통증간에 가변성이 큰 이유는 바로 그 주관적 효용의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다. 

 

228

우리 몸의 방어 기전을 삼지창에 비유해보면, 삼지창의 세갈래는 신경계, 내분비계, 면역계에 해당한다. 그 세 갈래를 연결해서 쓰임새 있게 만들어주는 손잡이는 외부 위협에 대한 인체 반응인 스트레스라 할 수 있다. 스트레스가 단기로 나타나면 이 세가지 신체 체계가 우리 몸을 보호하려는 하나의 목적을 위해 조화롭게 일한다. 하지만 단기 통증이 우리 몸을 보호해주는 좋은 역할을 하고 장기 통증은 그 역할이 지나쳐 해가 되듯이, 스트레스 역시 단기 스트레스만이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 

 

251

통증은 단순히 상처에 대한 반사적 반응이 아니라 유기체의 건강상태에 대한 의견이다. 통증 수용체와 '통증 중추'를 연결하는 직접적인 핫라인은 없다. 시각 중추나 촉각 중추와 같은 여러 두뇌 중추 간에는 많은 상호작용이 있다. 그래서 주먹을 펴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환자의 운동 경로와 촉각 경로에 영향을 미쳐 실제로 손을 펴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게 하고 결과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손의 환상통을 없앤다. 

 

258

운동은 단계적으로 강도를 높여 부드럽게 행하면 가장 좋은 진통제 중 하나가 된다. 적절한 운동은 뇌에서 항염증 호르몬과 진통 호르몬을 분비시켜 뇌로 이동하는 위험 신호를 억제하고 신체 조직의 치유와 영양분 공급을 돕는다

 

261

통증은 몸에서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거 마음에서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통증은 그 사람에게 있다. 만성 통증을 치유하려면 치유의 대상이 그 사람 전체가 되어야 한다. 만성 통증에서 회복된다는 것은 통증의 의미를 바꾸는 것이다. 개인의 특징과 정체성에 대한 치유가 이루어져야 한다. 통증은 우리의 삶과 우리가 속한 세계의 모든 면에서 영향을 받는 복잡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그 시스템에 대한 접근 방식까지 복잡할 필요는 없다. 간단한 변화만으로 기하급수적으로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수면, 운동, 사회적 상호작용 같은 요인들은 의학적으로 근거가 부족해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변화들로 인한 도미노 효과는 엄청난 파급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