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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신진대사학으로 본 운동 '운동의 역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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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신진대사학으로 본 운동 '운동의 역설'

_포코 2023. 4. 1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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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기원전 6000년부터 동물의 젖을 마시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65%의 인구가 유당불내증을 겪는다. 우유를 마시면 배가 아프고 방귀가 나온다. 한국인의 90% 이상이 유당불내증이다. 식이는 가장 빠른 속도를 진화를 유발하는 선택압이지만, 그래도 수백 세대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55

우리의 신진대사는 운동과 식단의 변화에도 반응한다. 살을 빼려는 노력을 좌절시키는 방식으로 말이다. 또한 우리의 진화한 식욕이 우리를 아침거리 찾는 배고픈 사자 무리 속으로 뛰어들게 만들 정도라면, 어떻게 냉장고를 무시하고 지나갈 수 있겠는가?

 

72

섬유질은 소화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당류와 녹말의 소화와 흡수를 조절하며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사는 수조 개의 박테리아와 다른 생물의 먹이가 된다. 실제로 바이크로바이옴은 섬유질을 소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섬유질이 없으면 큰일 난다. 

 

79

대신 킬로미크론 안에 든 지방 분자는 림프관 속으로 투입된다. 감시망이자 쓰레기 수거반 역할을 하는 림프관은 몸 전체에 자체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어 쓰레기, 세균, 기타 페기물을 주워 림프절, 비장, 그리고 면역을 담당하는 장기에 가져가 처리하게 한다. 림프관은 지방으로 가득찬 킬로미크론 같은 큰 입자를 치우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또한 혈관에서 새어 나오는 모든 열장(하루에 약 340그램)을 수거해 순환계에 돌려보내는 혈류의 통관항 역할도 한다. 장벽 속에 있는 유미관이라는 특화된 림프관은 킬로미크론을 림프계로 끌어와 곧 심장으로 들어가는 순환계에 투입한다. 

 

83

우리는 매일 50그램(약 60밀리미터)에 달하는 단백질을 소변으로 배출한다. 운동은 근육 세포 파괴를 늘려 소변의 양을 늘린다.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우리가 매일 잃어버리는 단백질을 대신하고, 단백질 부족을 막을 수 있다. 필요량보다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면 남은 아미노산은 요소로 전환되어 소변으로 배출된다. 단백질 보충제로 단백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대단히 비싼 오줌을 누게 될 수 있다. 

 

86

미토콘드리아 안에서 피루빈산염은 아세틸조효소에이, 또는 아세틸고에이로 바뀌며, 이는 우리가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거나 까맣게 잊어버린 가장 중요한 화학물질이라는 자리를 놓고 atp와 겨룰 것이다. 아세틸코에이는 끌고 갈 엔진도 없이 탄소, 수소, 산소 원자라는 승객으로 가득 찬 열차와 같다. 이때 옥살로아세트산이 아세틸코에이에 붙어 크렙스 회로라는 원형 트랙을 따라 열차를 끌고가기 시작한다. 그 열차는 아홉 번 정차하는데, 정차할 때마다 탄소, 수소, 산소 승객이 타거나 내린다. 어떻게 드나들면서 이 원자들은 2개의 atp를 생성한다. 마지막 역에서는 단 하나의 옥살로아세트산 엔진만 남는다. 이 엔진은 또 다른 아세틸코에이에 붙어 이 순환은 되풀이된다. 

중요한 것은 일부 승객은 크렙스 회로 열차를 탈 때 도둑질을 당한다는 사실이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전자를 nadh ,fadh 분자에 배앗긴다. 이 두 분자는 미토콘드리아의 뒷골목으로 허둥지둥 도만쳐 훔친 전자를 세포벽 속의 문에 해당하는 세포막 내 특수 수용 복합체 속에 내려놓는다. 훔친 전자를 내막 복합체 안에 넣어두면 양전하를 띤 (풍부한) 수소 이온이 음전하 전자를 뒤쫒아 막간 공간에 갖힌다. 수소 이온은 둑에 걸린 물고기와 같다. 전자에 이끌려 내막을 따라 흘러가다 막간 공간에 갖혀 몰려 있게 된다. 

양전하를 띤 모든 수소 이온이 빽빽하게 들어차면 전기화학적 힘이 수소 이온을 밀어내며 내막 양쪽에 있는 전하의 균형을 맞춘다. 하지만 수소이온이 막간 공간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잇다. 바로 회전식 문처럼 만들어진 내막 안 특별한 문이다. 수소 이온은 전하에 이끌려 그 회전식 문을 통해 흐른다. 그 문은 회전하면서 adp와 인산염 분자를 함께 밀고 나간다. 정말 남는 장사다. 32개의 atp를 만들어내니까. 전자와 수소 이온이 내막을 따라 춤추는, 산화성 인산화 반응이라 불리는 이 복잡한 안무는 우리 몸을 작동시키는 주된 에너지 발전기이다. 

그렇다면 처음에 언급한 포도당 분자 자체와 탄소, 산소, 수소 원자는 어떻게 될까? 우리가 이런 atp를 충전할 떄 이용하는 건 원자 자체가 아니라 이런 원자들을 뭉치게 하는 결합 속 에너지임을 기억하라. 대신 포도당 분자 질량의 93%를 차지하는 탄소와 산소 원자는 포도당이 피루빈산염으로 변하는 과정과 크렙스 회로에서 이산화탄소로 바뀐다. 수소는 산화성 인산화 반응 마지막에 산소와 결합해 물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탄수화물을 섭취한 뒤 호흡으로 내보내 우리 주변의 공기를 죽은 감자의 해골로 가득 채운다. 남은 일부는 우리 몸이라는 바다 속에서 물방울이 된다. 

 

89

극단적인 저탄수식을 하든 굶든, 지방을 많이 태우면 생성된 아세틸코에이의 일부는 케톤이라 불리는 분자로 바뀔 것이다. 대부분의 케톤 생성은 간에서 일어난다.. 케톤은 이동하는 형태의 아세틸코에이며, 혈류 속에서 다른 세포로 이동해 아세틸코에이로 다시 바뀌고 atp를 만드는데 쓰일 수 있다. 수많은 대사 전환처럼 대부분의 케톤 역시 간에서 생성되지만, 몸 전체에 두루 사용된다.  이것은 요즘 유행하는 키토제닉 다이어트 방식으로, 지방과 단백질은 모두 섭취하고 탄수화물은 거의 먹지 않는 몸을 만든다. 

 

121

얼마나 빨리 달리느냐와 상관없이 우리는 마일당 같은 칼로리를 소모한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3마일을 가장 빠른 속도로 달릴 떄 매일 조깅할 때와 같은 칼로리를 소모한다는 말이다. 더 빠르게 달리면 그저 칼로리를 더 빨리 소모할(또 달리기를 더 금방 끝낸다) 뿐이다. 빠르게 달리는 게 더 힘들게 느껴지는 이유는 피로감이 달리는 속도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지(가령 분당 칼로리), 소모하는 총 칼로리 때문이 아니다. 달리는 데 드는 우리의 '연비'는 속도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 

 

123

걷는 비용은 속도에 따라 증가하는데 걸음걸이의 고유한 역학 때문이다. 우리는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몸을 오르락내리락한다. 걸을 때 무게 중심은 롤러코스터의 궤도를 따라간다. 그 오르내리는 동작은 더 빨리 움직일수록 힘들어진다. 걷다가 뛸 때 우리는 퉁퉁 튀어오르며 걸음을 옮긴다. 우리는 여전히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오르락내리락하지만, 용수철처럼 달리는 방식은 배용 대 속도가 고르게 증가하는 결과를 낳는다. 

 

124

놀랍게도 훈련과 기술은 달리는 비용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일류 달리기 선수들은 그 두가지가 혼합된 결과가 나온다. 어떤 연구에서는 잘 훈련된 선수들이 마일당 에너지를 덜 소모한다는 결과를 발견했고, 또 어떤 연구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차이를 발견한 연구조차 그 영향은 1-4%로 작다. 이 정도 영향은 1초의 몇 분의 1초로 승패가 나뉘는 프로 대회에서는 중요할 지 모르지만,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눈에 띄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128

BMR(그리고 많은 비슷한 이름)은 몸이 어떤 활동도, 음식물의 소화도, 몸을 따뜻하게 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을 때 소비하는 에너지다. 그떄 기초 대사율을 생각하는 최선의 방법은 몸의 장기가 각자 일을 바삐 하고 있을 때 모든 장기의 에너지 소비량을 합친 것이라고 보면 된다. 몸집이 더 클수록 장기도 더 크고 매일 더 많은 일을 한다. 당연히 BMR은 체중에 따라 증가한다. 

 

135

하지만 사고가 에너지를 별로 사용하지 않는 데 반해 학습을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다. 학습은 뇌 속에서 일어나는 물리적 과정이다. 구불구불한 가지 돌기와 축삭 돌기가 나뭇가지처럼 뻗어 있는 뉴런은 다른 뉴런(시냅스)과 새롭게 연결되어 새로운 신경회로를 만든다. 다른 시냅스외 회로는 연결이 끊기거나 '잘려 나간다.' 우리 뇌는 평생에 걸쳐 시냅스를 형성하고 강화하고 잘라내지만, 단연코 이 과정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시기는 주변 세상을 그대로 흡수하는 어린이 시절이다. 3-7세 사이의 어린이의 뇌는 전체 대사량의 60% 이상을 뇌에 사용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137

추워지면 우리 몸은 두가지 방식으로 더 많은 열을 발생시킨다. 첫째, 우리는 우리 체지방의 아주 적은 부분을 차지하는 갈색 지방 조직 또는 갈색지방이라 불리는 특별한 종류의 지방을 태울 수 있다. 갈색 지방은 미토콘드리아 속 전자 전달계를 변형해 열을 만들어낸다. 막간 공간에 갇혀 있는 양자는 ATP를 저혀 만들지 않고도 막을 통해 빠져나올 수 있다. atp 안에 담겨 있을 에너지는 열로 소모된다. 북극에 사는 사람들은 기후가 더 따뜻한 지역에 사는 사람보다 bmr이 10%가량 더 높은 경향이 있다. 어느 정도는 갈색 지방의 활동 때문이다. 열을 발생 시키는 두 번째 방법은 몸의 떨림을 통해서다. 

 

151

심박수는 몸집이 작은 동물 종이 더 빠르고 몸집이 큰 동물 종이 더 느리다. 하지만 몸집이 작은 동물은 큰 동물보다 수명이 짧기 때문에 일생의 총 심박수는 가장 몸집이 작은 땃쥐부터 가장 몸집이 큰 고래까지 모든 동물 종이 같다. 우리는 모두 심장이 약 10억번 뛴다.(몇 백만 회 정도 차이는 있다. 그리고 심박수를 제한한다고 해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실제로 운동으로 심박수를 높이는 것이 수명을 늘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다)

 

167

왜 인간은 하루 2500-3000킬로칼로리 가량을 소모할까? 왜 우리 중 일부는 몸에 비해 하루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다른 이들은 더 적은 에너지를 소모할까? 우리의 신진대사는 어떻게 우리 건강과 장수에 영향을 줄까? 그리고 생활방식, 매일의 신체 활동과 식생활은 우리의 에너지 소비량과 대사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199

호미닌 화석의 뇌 크기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선조들보다 거의 20퍼센트 컸응며, 이느 뇌가 소모하는 열량도 20퍼센트 정도 많음을 의미한다. 

진화가 이 여분의 열량을 열량 소모가 큰 뇌로 돌리는 걸 선호했다는 사실은 우리 인간의 대사 전략에 대해 많은 사실을 알려준다. 뇌에 열량을 투자하는 것은 인지적 정교함이 이들 호미닌에게 하도 중요해서 지적 능력에 소중한 열량을 쓸 가치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209

인간이 호미닌 중 유일무이하게 협력하는 경향이 있었든 아니든, 우리가 지닌 극도의 사교성과 큰 뇌, 신체 활동 능력은 우리 종을 근본적으로 다른 유인원 종과 분리시켜 주는 주요한 특징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은 모두 드마니시에서 오늘날까지 200만년 동안 뻗어온 수렵채집의 유산 덕택이다. 우리의 복잡한 사회 세계와 공감, 은하계를 탐구하고 원자를 분열시키는 능력, 인내하는 능력, 기꺼이 점심을 나눠 먹는 마음은 모두 말 그대로 우리 DNA안에 있다. 

 

213

우리 시대의 중요한 논쟁은 누가 우리 집단의 구성원인가? 누구 중 한 명이며, 누가 그렇지 않은가?이다. 물론 이 질문에 유일하게 도덕적으로 용인 가능한 답은 모든 사람이다. 모든 사람이 중요하다. 우리는 모두 사람이다. 우리는 모두 같은 인간 집단의 일부다. 

 

233

인간은 모두 하나의 종이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의 엄청난 문화적 다양성과 겉으로 드러난 외형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리 몸은 모두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 우리가 하드자족에서 본 대사적 유연성은 전 세계에 사는 모든 인류가 가진 능력이다. 하드자족은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보여줬다. 일일에너지 소비량은 그저 하루 활동량 차이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였다. 대신 몸은 생활 방식과는 상관없이 일일 에너지 소비량을 거의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신진대사에서 이러한 관점을 '제한된 일일 에너지 소비량'이라 부른다. 

 

246

섭취와 소비의 정확한 일치는 이해하기 힘든 인간 신진대사의 이상한 점을 설명해준다. 즉, 에너지를 더 많이 소모한다고 해서 살이 찌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사람들의 일일 에너지 소비량은 몸 크기와 체지방률을 고려한다고 해도 엄청난 차이가 난다. 어떤 사람들은 하루에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어떤 사람은 덜 소모한다. 때로 일부 집단의 일일 에너지 소비량이 더 높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신진대사 속도가 빠른 것과 몸이 마른 건 아무 관련이 없다. 비만인 사람과 마른 사람은 하루 같은 양의 에너지를 소모한다. 신체 크기와 체성분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높든 낮든 일일 에너지 소비량으로는 누군가 살이 찔 가능성이 있는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더 많은 열량을 소모하는 사람이 체중이 덜 나가지 않는다. 더 많이 소모하는 사람들은 더 많이 먹는다. 그렇다면 살을 빼려면 덜 먹으면 되는 거 아닌가? 그 역시 복잡하다. 

 

250

이번에는 그다지 좋지 않은 소식이다. 그들의 몸은 굶주린 상태였다. 30주차에 bmr이 하루 거의 700칼로리 25%가량 떨어졌다. bmr감소와 체중감량이 단순한 함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체중감량 만으로 예상한 것보다 bmr감소 폭은 훨씬 컸다. 변화는 더 극심했다. 참가자들의 세포는 대사율과 운동 에너지, 연소 에너지의 속도를 늦췄다. 그리고 그 변화는 일시적이 아니었다. 홀과 동료들이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6년이 지나 다시 한번 참가자들을 검사했을 때 그들의 bmr은 여전히 예상보다 낮았다. 

 

254

신진대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몸을 하나의 기업처럼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 기업은 진화의 산물이며, 그래서 단 한가지의 진짜 목표를 가지고 있다. 바로 번식이다. 하지만 모든 큰 기업이 그러하듯, 몸은 많은 사업을 지원하며 다양한 기관과 생리 계통으로 구성된다. 370만에 달하는  직원, 긎 세포들이 매일같이 열심히 일하며 제 몫을 다한다. 칼로리는 모든 거래의 통화다. 에너지는 우리가 먹는 음식으로 들어와서 각 지원 계통과 직원들에게 필요한 만큼 배정된다. 잉여분이 있으면 쉽게 가져다 쓸 수 있는 당좌 예금 계좌(글리코겐)에 보관해두거나 저축 계좌(지방)에 보관한다. 

엄격하고 매정한 진화주의 관리자는 예산을 주시하며 들어오고 나가는 에너지를 지켜본다. 나가는 에너지보다 들어오는 에너지가 더 많으면 대게 좋다. 금고가 가득 차고, 관리자는 에너지를 잘 쓸 수 있는 신체 계통에 더 많은 에너지를 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들어오는 에너지보다 나가는 에너지가 더 많으면 걱정할 필요가 있다. 적자가 너무 심하거나 오래가면  관리자는 조치를 취하고 에너지 소모 방식을 바꿀 것이다. 대게 균형 잡힌 예산을 유지한다는 말은 일일 에너지 소비량을 주변환경에서 충분히 구할 수 있는 음식 에너지의 양과 동일하게 맞춘다는 의미다

 

262

신진대사를 우리가 비만과 씨름하는 원인으로 돌리거나, 운동으로 일일 소비량을 늘리고 체중을 줄이려 하거나, 최근 유행하는 신진대사를 촉진해준다는 사기에 넘어갈 때 우리는 신진대사의 작동방식과 관련해 근본적인 실수를 범하는 셈이다. 세계적 비만 확산은 에너지 소비량 탓이 아니다. 우선 자하드족에게서 확인한 것처럼 일일 에너지 소비량은 오늘날 산업화된 세계에서도 과거 수렵채집인 사회와 같다. 우리 몸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능숙하게 활동량 변화에 대응해 일일 에너지 소비량을 거의 일정한 범위 내에서 유지한다. 하지만 더 결정적으로 비만을 느린 신진대사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체중 변화의 원인과 결과를 완저히 뒤바꾸는 일이다. 신진대사는 에너지 균형을 좌우하지 않는다. 에너지 균형에 반응한다. 

 

294

고기와 지방 비율이 높은 식생활을 하는 이누이트족은 키토제닉 식단이 지닌 장점을 보여주는 훌륭한 예지만 놀랍게도 이 인구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케토시스 상태가 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케톤의 생산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유전자 CPT1A의 돌연변이 변종을 지니고 있다(해당 유전자의 '정상적인' 변종은 미토콘드리아 내에서 케톤 생산을 제어한다). 케톤 생성을 차단하는 유전자를 지닌 변종은 이누이트족 및 다른 북극 문화에서 큰 장점으로 작용하며, 오늘날 그들 사이에서는 아주 흔한 변종으로 자리 잡고 있다. 팔레오 다이어트를 실천하는 이들은 고지방 키토제닉 식단의 장점과 오랜 역사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곤 하지만, 실제 수세대에 거쳐 키토제닉 식단으로 살아온 인구 집단에서 자연선택은 반대로 작용했다. 

 

307

다양한 식단의 대사율을 측정한 많은 연구를 살펴보면 지방 대 탄수화물의 비율이 일일 에너지 소비량에 미치는 영향은 아마도 아주 적거나 없을 가능성이 높다. 효과가 있따 하더라도 탄수화물-인슐린 모델의 예상치보다는 훨씬 낮을 것이며, 대사 기능 향상에서 얻은 잠재적 이익은 섭취량 증가로 상쇄되는 듯하다. 칼로리 과다 섭취라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위험 외에 당류나 다른 탄수화물이 체지방이나 대사 질환에 명확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없다. 당은 분명 건강에 좋지 않고 설탕이 든 음식은 과다섭취하기 쉽다. 하지만 당류에서 얻는 칼로리가 지방에서 얻는 칼로리에 비해서 우리의 체중이나 대사 건강에 더 좋다 나쁘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거의 없다. 

 

309

칼로리를 계산하지 않고도 당연히 살을 뺄 수 있다. 본인의 재정 상태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도 은행 계좌를 텅텅 비게 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본인이 태우는 열량보다 적게 먹지 않고는 살을 뺄 수 없다. 

 

313

실제로 단식의 효과는 크지 않았다. 댄싱어 연구와 유사하게 무작위 대조군 실험연구를 진행했는데, 간헐적 단식을 지정받은 사람들은 일반적인 칼로리 제한 다이어트를 한 사람들에 비해 체중을 더 많이 감량하지도, 감량한 체중을 더 오래 유지하지도 못했다. 두 집단 모두 인슐린, 혈당, 콜레스테롤 면에서 똑같이 긍정적인 효과를 보았다. 많약 과체중이라면 그 방식이 어떻든 간에 칼로리를 제한하기만 하면 체중이 줄어들고 심장대사 건강도 좋아질 것이라는 결론이다. 

 

317

맛있는 음식을 먹고자 하는 우리의 욕망을 줄이는 것은 음식이 주는 보상을 줄이고 우리에게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인체의 신호들이다. 음식이 소화되고 혈류로 흡수되면 췌장은 인슐린을 분비하고 지방 세포는 랩틴을 내보내는데, 둘 다 우리 뇌 안에서 음식에 대한 보상 반응을 약하게 만든다. 위 안의 신장 수용기와 소화관의 호르몬 및 신경 신호는 점점 더 배가 불러지고 있음을 뇌에 알린다. 단백질 섭취량도 감시되어 우리가 더 많이 먹을수록 더 배가 부르다고 느끼도록 한다. 이 모든 포만감의 신호는 음식이 주는 보상 신호의 강도를 근본적으로 낮추고 배부름을 느끼도록 하여 음식이 맛있더라도 음식 섭취를 멈추게 한다. 

 

320

미국 국립보건원의 케빈 홀과 그의 팀이 진행한 한 최근 연구는 가공 식품이 얼마나 강력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4주간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남녀 참가자들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비율이 완전히 동일할 뿐만 아니라 섬유질, 나트륨, 당류의 양까지 같은 두 식사 세트를 제공받았다. 두 식사의 큰 차이점은 바로 식품 가공여부다. 한 세트는 핫도그, 미리 포장된 파스타 요리, 종이 포장된 아침식사용 시리얼 등 고도로 가공된 식품으로 구성된 반면, 다른 세트는 소고기 안심, 연어 살코기, 신선 과일, 채소 쌀밥 등 상대적으로 덜 가공된 식품으로 구성되었다. 참가자들인 첫 2주는 가공된 식품 식단으로 나머지 2주는 가공이 덜 된 식품으로 구성된 식단을 지켰다. 원하는 음식은 무엇이든 먹으라는 말 외에는 어떠한 지시도 받지 않았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참가자들은 가공 식품 식단의 경우에 매일 500칼로리를 더 먹었고 일주일에 거의 0.5kg씩 체중이 증가했다. 

 

324

지방이 많은 식품, 특히 단백질이 없는 가공 식품 역시 동일한 문제를 유발한다. 떄무에 일반적으로 저탄수화물 식단은 고기와 다른 단백질 함량이 높은 음식으로 주로 구성되어 포만감을 포기하지 않고서도 섭취하는 칼로리는 줄인다. 식물성 및 동식물이 복합된 식단은 단백질뿐만 아니라 섬유질도 많기 떄문에 여전히 배는 부르면서 에너지 섭취량을 줄여 준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다이어트는 각자의 고유한 보상 체계와 가장 적은 칼로리로 가장 큰 포만감을 줄 수 있는 음식의 종류에 달려 있다. 

 

328

대개는 우리에게 포만감을 주는 섬유질과 단백질이 높은 음식을 찾아 먹어야 하고, 우리의 음식 보상 체계를 궁지로 몰아 넣는 당과 지방이 첨가된 가공 식품은 피해야 한다. 우리에게 가장 잘 맞는 식단이란 굶고 있다는 기분이 들지 않으면서도 건강한 체중을 달성해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식단이다. 

식단은 오직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해결책의 일부로, 신진대사 공식의 절반을 차지할 뿐이다. 더 나은 음식 환경이 주어진다면 우리가 체중과 섭취하는 에너지양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우리가 태우는 칼로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신체 활동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338

진화적으로 우리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친척인 유인원이 꼭 활동적이지 않아도 건강하다는 사실은 운동이 모든 동물의 생존에 필수 요소인 물이나 산소와 같지 않음을 말해준다.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은 인간의 고유한 특징으로, 우리를 다른 동물과 구분 지어준다. 

 

341

하드자족과 신체 활동이 많은 다른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얻은 기본적인 깨달음은 우리 몸은 고정된 에너지 예산을 두고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제한된 일일 에너지 소비량 모델이다.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진화한 대사 체계는 에너지 필요량이 변할 때조차 매일 태우는 에너지 총량을 동일하게 유지하도록 작동한다. 물론 그날그날 에너지 소비량에는 변동이 있을 것이다. 운동을 하는 날에는 더 많은 칼로리를, 하지 않는 날에는 더 적은 칼로리를 태운다. 하지만 우리 몸은 평소의 반복적인 일상과 작업량에 적응한다. 신체활동으로 태우는 에너지양이 많아지면 다른 작업에 사요할 수 있는 에너지가 줄어든다. 

 

345

운동이 제한된 일일 에너지 예산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하면, 이와 같은 우선순위 결정이 일어난다. 다른 기능들은 밀려난다. 에너지가 충분할 떄만 누리는 호사인 필수적인 활동들이 먼저 중단된다. 핵심 활동들은 막바지까지 보호받는다. 결론적으로 운동은 우리의 신진대사 유지 과정과 칼로리 사용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며, 이는 우리의 건강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 

 

346

제한된 일일 에너지 예산은 운동이 왜 염증수치 감소에 그토록 효과적인지 설명해준다. 일일 에너지 예산의 많은 부분이 운동에 사용될 떄 몸은 이용할 수 있는 자여 칼로리를 더욱 아껴 사용할 수밖에 없다.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지속적으로 경고음을 울리기보다는 실제 위협 요소에 집중하면 불필요한 면역 체계에 사용되는 에너지가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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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회원들 역시 한 번도 비만이었던 적이 없는 정상 체중의 성인들보다 매일 신체 활동량을 늘린 것이 분명하다. 즉 회원들은 평생 비만인 적이 없었던 성인들보다 더 열심히 운동해 동일한 체중을 유지했다. 일일 에너지 소비량을 측정한 추적 조사 결과를 보면 그 이유를 설명하는데 도움이 된다. 체격이 더 작고 BMR이 너 낮았음에도 센터 회원들은 비만인 성인들과 동일한 일일에너지 소비량을 보였다. 그들의 신체, 더 정확하게는 그들의 뇌 속 시스템은 체중 감량 전 몸이 훨씬 컸을 때 태웠던 칼로리 양을 목표로 삼고 있었다. 에너지 균형과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센터 회원들은 섭취하는 모든 칼로리를 태워버릴 방법을 찾아야 했다. 운동이 그 답이었다. 

(이 부분은 저자가 좀.. 저자세로 쓴 것 같다. 그리고 운동으로 칼로리를 더 태우는 것보다 감량 전 체중으로 돌아가려는 형태에 가깝다고 생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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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은 제한된 에너지 소비량의 세계에서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살을 뺀 사람들이 체중 회복 없이 과거 살을 빼기 이전의 일일 섭취량과 소비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뇌가 섭취량과 소비량을 일치시키는 일을 더 잘해내는 데 움동이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운동은 일일 에너지 소비량을 체중감량 이전의 수준으로 돌리고 음식 섭취량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줘 감량한 체중을 성공적으로 유지하는 이들에게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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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무한 지구력을 갖기 위해서는 체중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일 에너지 소비량을 BMR의 2.5배 수준(약 4000-5000칼로리) 혹은 그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우리의 몸은 그보다 더 빠르게는 칼로리를 소화하고 흡수하지 못한다. 수일, 수주, 혹은 그 이상으로 오래 지속되는 경기를 할 떄 우리를 가로막는 것은 근육이 아니라 소화기다. 

우리는 장기간 이어지는 경기 동안 우리 몸이 체중 감량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또 그 신호를 어떻게 피로와 지구력 감소로 옮겨놓을지 알 수 없다. 뇌가 이 반응을 관장하는 것은 사실상 확실하며, 이는 마라톤 및 단거리 경주에서도 마찬가지다. 결국 투르 드 프랑스 사이클 선수들은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기력을 소진해서 멈추는 것이다. 이때 지첬다는 느낌은 전적으로 뇌에서 만들어진다.